원·달러 환율 1300원 위협···당국, 시장 안정화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달러화 강세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월말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 영향으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은 늘었다. 하지만 1300원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에 외환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면서 감소 흐름은 이어졌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477억1000만달러로 직전 달과 비교해 15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39억6000만달러, 85억1000만달러씩 감소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2월을 제외하면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이는 외환시장 내 변동성이 극에 달하면서 외환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적극 시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12일에는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이 무려 1288.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심했던 지난 2020년 1분기를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환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미국발(發) 통화긴축 움직임이 강화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조치 등을 이유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도래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에 한은이 달러 매도를 통한 직접적인 시장 개입으로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단, 월말 들어 글로벌 강(强)달러 흐름이 약해졌고,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가치는 절상했다. 세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말 기준 101.67을 기록해 4월(103.62)보다 1.9% 내렸다. 그러면서 유로화는 5월 중 달러 대비 환율이 2.6% 상승(가치 절상)했고 △영국 파운드화(1.5%) △호주 달러화(1.3%)도 상승했다.
구성별로는 유가증권이 직전월 대비 73억3000만달러 줄어든 401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의 89.7%를 차지했다. 유가증권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다. 예치금은 같은 기간 56억1000만달러가 늘어난 21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은 1억달러 증가한 15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IMF포지션은 3000만달러 증가한 4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전월대비 변동이 없는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4493억달러를 기록해 세계 9위를 차지했다. 규모별로는 중국이 3조1197억달러를 차지해 가장 많은 외환보유고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 1조3222억달러 △스위스 1조318억달러 △인도 5967억달러 △러시아 5931억달러 △대만 5451억달러 △홍콩 4657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516억달러 △한국 4493억달러 △싱가포르 3652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