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 美 인플레 충격에 환율 출렁···FOMC 회의 '주목'
[주간환율] 美 인플레 충격에 환율 출렁···FOMC 회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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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원·달러 환율 1280원 개장···전 거래일 대비 11.1원↑
미 CPI, 전년동기 대비 8.6% 상승···41년 만에 최고치 기록
'피크아웃' 기대감↓···연준 '자이언트스텝' 카드 꺼낼지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3~17일) 외환시장은 오는 16일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모든 이목이 쏠려 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돈 미 소비자물가는 물가가 정점에 달했을 것이란 기대를 무너뜨렸고, 시장 내 큰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런 물가 추이를 반영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욱 공격적인 '스텝'에 나서지는 않을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268.9원)보다 18.7원 오른 달러당 1287.6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거래일째 오름세를 기록하며 지난주 1250원대에서 단숨에 1280원대로 뛰었다. 이날 환율은 역외환율시장의 갭업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11.1원 올라선 1280.0원으로 개장해 오전 장중 오름폭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재차 '빅피겨'(큰 자릿수)인 1300원에 다가서고 있는 것은 물가에 다시 한번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시장의 전망치(8.3%)를 웃돈 결과다.

앞서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의 오름세가 꺾이면서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및 중국 코로나19 봉쇄 조치 강화 등의 여파로 무너졌다.

물가 전망이 뒤집히자 나스닥이 하루 만에 3.52% 빠지는 등 미국 주요 증시는 지난 1월 말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통화국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도 현재 104.5선을 오르내리며 연준의 통화 긴축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달(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시장의 관심은 6월 FOMC에서 연준이 얼마큼 강력한 긴축 기조를 내비치는가다. 그간 시장에서는 6월과 7월에 각각 기준금리를 0.5%p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중간선거(11월)를 앞둔 9월에는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연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0.75%p 인상한다면, 지난 1994년 11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시절 이후 최대 폭이다. 바클레이스, 제프리스 등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은 물론, 워싱턴포스트(WP)도 이달 FOMC에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FOMC 정례회의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 발표 이후로도 환율은 불안한 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화정책이 특별한 긴축 강화 신호 없이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근원 CPI 상승률이 지난 3월 이후 하락 흐름을 보이며 물가 정점론이 부각되고 있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FOMC 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번 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소비 및 생산 지표가 발표될 예정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이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 소매판매의 경우 지난 4월 상승했지만, 식품 소매업 및 주유소 산업은 내렸다. 두 요인은 변동성이 높지만 기름을 포함한 원자재가격 및 곡물 등 식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경기 둔화에 크게 일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달러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자이언트 스텝 리스크가 재차 불거진 가운데 이달 FOMC회의가 이번 주 달러화의 추가 강세폭을 결정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추가 0.5%p 금리인상과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 전환과 관련된 발언 혹은 신호를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파월 의장이 물가 정점론의 불씨를 살려 둘 것인지가 달러화 추가 강세 폭을 좌우할 중요 변수로 꼽힌다.

가능성은 낮지만 경기 방어를 위해 중국 인민은행이 오는 13일 깜작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의지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하는지도 주목해야할 외환시장 이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하락 압력보다 추가 상승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많은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 우려가 겹치면서 달러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말 123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으나, 물가지표 발표 전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연동해 상승폭을 키웠다. 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약세폭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타 선진국과 달리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스탠스가 지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엔화는 달러 대비 15% 이상의 약세를 시현하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와 물가 차에 따른 통화정책 차별화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길게 보면 일본의 위상 약화가 엔화 약세의 구조적인 배경으로 보이며, 향후 나타날 리스크 오프 국면에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엔화의 매력도는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시 안전자산 통화로써의 달러화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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