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상품 출시는 10월 이후···주니어 ISA 도입토록 노력"
"임기 후 거취 생각 안 해···불안한 시장 대응·BDC 제도 도입 등 만전"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2일 도입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성화로 노후 대비와 국민자산 형성이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모펀드 규제 개선 등 업계 숙원 과제가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당국에 적극 건의하는 등 새 정부의 규제 혁신 작업도 적극 지원할 뜻을 피력했다.
나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이 주가 하락,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 '3중고'에 직면한 상황에서, 협회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 정부와 시장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나 회장은 먼저 "디폴트옵션이 반영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시행되는 날은 오늘이지만 실제 디폴트옵션 상품 출시는 심의가 마무리되는 10월 이후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이 확정된 이후 정부의 하위 법령 마련 과정에 업계의 요구사항이 반영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자산 증식을 위해 투자형 ISA의 저변 확대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앞으로도 ISA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건의와 함께, 주니어 ISA 도입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규제 혁신 작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회장은 "정부의 신외환법 제정 작업에도 적극 동참해, 우리 업권의 외환 비즈니스 확대에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우리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규제 개선 등 업계의 숙원 과제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당국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무엇보다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을 통한 혁신기업으로의 모험자본 공급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BDC 도입을 위한 정부 입법안 마련 과정에 의견을 적극 개진했고, 하반기 중 법안이 통과될 것이란 기대다.
나 회장은 "증권회사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제약해왔던 건전성 규제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해 왔다"면서 "해외법인의 투자은행(IB) 영업 활성화와 PEF(사모펀드), BDC 등에 대한 원활한 투자를 위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위험값 개선 등을 금융당국에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펀드 시장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자산운용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금투협은 그간 공모펀드가 대표 투자상품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에 건의해 왔다.
그는 "외화 MMF(머니마켓펀드) 등 신상품 도입, 운용규제의 합리적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각종 운용규제를 합리화하고 역할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며 "상반기에는 일부 레버리지 규제가 개선된 바 있고 운용사의 벤처조합 Co-GP 수행 등 관련 제도 개선도 적극 지원했다"고 전했다.
나 회장은 하반기 금투협의 주요 추진 과제로 △부동산신탁사의 업무영역 확대 지원△업계의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적극 지원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 선진적 시장 안프라 조성 노력 투자자 △투자자와 전문인력 교육 주력 등을 제시했다.
나 회장은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20년 1월 금융투자협회장에 취임한 나 회장은 올해 말 임기 3년이 만료된다. 업계 안팎에선 그동안 코로나19 등 상황이 장기화된 탓에, 나 회장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임기 연장을 원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나 회장은 "현재로선 임기 이후 거취나 차기 회장 이슈에 대해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자본시장이나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할 일이 많은데, 남은 임기 동안 불안한 시장 대응, BDC제도 도입, 퇴직연금 운용규제 개선 등 주어진 소임을 열심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기 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과 관련해 추진한 과제들을 자평하기도 했다. 그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이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었다"면서 "이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개선을 위한 커다란 전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거래세 인하와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중개형 ISA 도입과 투자형 ISA에 대한 비과세 도입 등 자본시장 중심의 국민 자산관리 기반이 공고하게 다져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