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證 회장도 가능성 낮아···서명석·전병조 물망
나재철 금투협회장 "추진할 과제 많아" 임기 연장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임기가 3개월여 남은 금융투자협회장 차기자로 어떤 인물이 오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들이 불출마하는 가운데,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금투업계 전직 사장들이 도전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나재철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금투협회장 선거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올해 말 치러지는 제6회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전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유 부회장은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국투자증권의 더 큰 도약을 위해 계속 힘을 보태 달라는 회사 측 요청에 따른 판단"이라고 전했다.
유 부회장은 앞서 2019년 치러진 제5대 금투협회장 선거 당시부터 후보 1순위로 꼽혀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서 유 부회장이 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면서 "하지만 세간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데다, 회사에서도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인 유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피력하면서 업계에선 벌써부터 차기 협회장 자리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아직 모집 공고 등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협회장 임기가 올해까지임을 감안하면 후보군의 윤곽은 내달 중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유 부회장과 함께 차기 금투협회 수장으로 물망에 오른다. 금투협 비상근 부회장인 최 회장은 업계 최초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6년째 연임을 확정, 금융투자업계 최초 전문경영인 회장에 올랐다. 다만 최 회장이 출마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외에는 다른 조직의 수장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과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이 금투협회장직에 출사표를 내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대체거래소(ATS) 설립,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등 금투협이 해결할 과제들를 풀어나갈 역량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1기로 입사한 서 전 사장은 '36년 증권맨'으로의 관록에 더해 금투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황영기 금투협회장 시절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으로 2년간 활동했고, 권용원 금투협회장 당시엔 이사회 멤버로서 회원이사와 자율규제 자문위원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관(官) 출신인 전병조 전 대표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를 거쳐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NH투자증권에서 투자은행(IB) 전무와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정책당국과 감독당국과의 소통을 원활이 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 될 것이란 평가다.
현재 수장인 나재철 금투협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있다. 나 회장은 2019년 선거에 출마 당시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취임 후 퇴직연금 디폴드 옵션 도입과 증권거래세 인하,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중개형 ISA 도입 등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성과를 냈다.
업계 안팎에선 취임 직후 코로나19 등 상황이 장기화된 탓에, 나 회장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임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본시장이나 새 정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보다 추진할 과제가 많다고 여긴 나 회장이 임기 원장을 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외의 인물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5대 선거에서 서재익 전 하나증권 전무가 '비(非) CEO' 출신으로 금투협회장 후보에 도전했지만,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서류심사·면접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