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바뀌나···3분기 실적 전망, KB금융 '주춤'·신한금융 '껑충'
'리딩뱅크' 바뀌나···3분기 실적 전망, KB금융 '주춤'·신한금융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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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진 속 은행 '판가름'···신한, 시금고 효과 '톡톡'
'하나vs우리' 3위경쟁 치열···증권사 없는 우리금융 '방끗'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4대 금융그룹이 이달 중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리딩뱅크 KB금융지주 홀로 당기순이익이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 악화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이 대체로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이 금융지주사 실적 희비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의 부진으로 신한금융지주가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지도 이번 실적의 관전 포인트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기준) 추정치는 4조58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1208억원)보다 11.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의 양호한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은 홀로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리딩뱅크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보면 KB금융은 1조26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981억원)보다 2.9%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조1157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4714억원으로 31.9%의 성장을 이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올해 2분기까지 각각 2조7566억원, 2조7208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낸 만큼 이번 3분기 실적으로 리딩뱅크 타이틀이 KB금융에서 신한금융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올해 두 금융지주사 모두 3분기 만에 '4조클럽'을 기록할 정도로 순이익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세 측면에서 상반된 결과를 나타낸 점은 KB금융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KB금융의 올해 순이익은 1분기 1조4531억원, 2분기 1조3035억원, 3분기 1조2605억원, 4분기 9183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두 금융지주의 실적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에서 판가름날 예정이다. 증시 부진, PF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증권,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만큼 은행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은 5~6bp(1bp=0.01%p)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4월 48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를 유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권은 예금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저원가성예금이 대거 빠져나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인데, 신한은행은 시금고를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수익 악화를 방어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저원가성예금 감소,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 등의 여파로 3분기 NIM 상승폭이 1bp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NIM은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3분기 NIM 상승폭은 5~6bp에 달해 시중은행 중 가장 큰 데다 펀더멘털 또한 가장 양호한데, 시금고∙구금고 유치 효과로 다른 은행 대비 저원가성예금 방어력이 높기 때문"이라며 "KB금융은 1bp 내외에 불과하면서 다른 은행 대비 NIM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3위 싸움도 치열할 전망이다. 3위 자리를 공고하게 유지하던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 누적 순이익 1조7274억원으로, 1조7614억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에 순위를 내줬다. 올해 3분기 개별 순이익 추정치로 보면 하나금융이 9872억원(전년 대비 6.3%↑), 우리금융이 8671억원(11.4%↑)을 각각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합산으로 보면 하나금융이 800억원가량 앞서 있다.

다만, 하나은행이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두 금융지주 간 순위경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로 대규모 외화부채를 떠안게 됐는데, 환율이 오를수록 외화환산손실이 커지게 된다. 하나금융은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올랐던 올해 상반기에도 842억원 규모의 비화폐성환차손이 발생한 바 있다. 여기에 부진이 예상되는 증권, 보험 등의 비은행 계열사가 우리금융에 없다는 점도 하나금융으로선 부담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경쟁 은행들 대비 부족한 비은행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금리상승 구간에서 오히려 이자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는 장점으로 바뀌었다"며 "최근 문제가 되는 증권을 필두로 한 비은행 계열사 실적 악화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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