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해 왔던 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책임투자 지침에도 석탄 관련 기업들에 50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원 의원(정의당)이 공개한 독일 환경 NGO(비영리법인) '우르게발트(Urgewald)'의 2021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KIC는 해외 석탄 관련 16개 기업의 지분 3억5900만달러(약 5000억원 이상)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우르게발트는 1992년 설립된 단체로, 석탄 관련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한 은행과 투자자를 찾아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장 의원은 "올해 8월 KIC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8월 현재 해당 지분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부펀드는 주로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국내외 자산에 투자·운용하는 국가보유투자기금을 말한다. 국부펀드는 운용목적이나 투자자산 선택 등에서 사모펀드, 연기금 등과 유사한 면이 있으나 소유권이 민간이 아니라 국가에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KIC는 지난 2019년 투자정책서상 책임투자 조항을 신설하고 업무지침도 제정하는 등 ESG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강조해왔다.
장 의원은 "정부의 녹색·지속가능채권 발행자금을 위탁받아 환경·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하고,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해온 KIC가 정작 석탄 관련 기업에 약 3억6000만달러의 외화를 투자하고 있었다"며 "KIC가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