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탄소포럼]"국내 재생에너지 OECD 꼴찌, RE100 달성 조건 열악"
[에너지탄소포럼]"국내 재생에너지 OECD 꼴찌, RE100 달성 조건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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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윤·유보금으로 재생에너지 투자해 시장 확대···지자체, 주민참여 등 기업 지원 프로그램 만들어야"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이 16일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글로벌 RE100동향및 국내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이 16일 서울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글로벌 RE100동향및 국내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택중 한국 RE100협의체 의장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시장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국 중 37위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 RE100을 달성하는데 아주 열악한 조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정 의장은 주장했다.

정 의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 루비홀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스 주최 제8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 '글로벌 RE100동향및 국내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사용하는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100테라와트시(TWh)에 육박하는 반면, 태양광·풍력 설비용량은 11대 수출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로 바꾸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약 390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 제조업 기반의 아시아 기업들의 참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참여 기업들 중 60여 기업은 이미 RE100을 달성했고, 반 이상은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50%를 넘어섰다. 이들은 캠페인 목표인 2050년보다 훨씬 이른 평균 2027년 RE100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RE100이 점차 국제 통상 조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정 의장은 "미국 애플은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에게도 RE100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는 애플을 통해 매출의 13~14%를 내고 있고, LG이노텍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 (사진=권진욱 기자)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 (사진=권진욱 기자)

그러면서 그는 국내에서 RE100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녹색프리미엄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구매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업체 지분 투자 △재생에너지 직접 생산 등을 소개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 기업들이 RE100을 하기에 충분한 재생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REC·재생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때만 탄소 감축을 인정받고 있어 좀 더 적극적 보급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은 재생에너지가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져 상당한 쇼티지(부족, Shortage가 예상되고, 당연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전력시장은 한국전력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한전이 전력을 발전사로부터 비싸게 사더라도 싼 값에 공급하다보니,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에너지를 쓰기보다는 더 싼 일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하려고 한다. 

그는 기업의 RE100 참여를 위해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믹스 정책도 바뀌어 시장이 왜곡된다"며 "15~20년 기간으로 계약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 아직은 RE100 필요성이 약하지만, 수출기업들이나 대기업 납품 기업들 위주로 이제 이슈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고 싶어도 비용 문제가 커서 어떻게 대응 할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RE100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과 지자체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업들이 싼 전기료로 벌어들인 이윤·유보금을 활용해 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하고 시장을 넓힌 다음 비용을 낮추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며 "만약 부지가 필요하다면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분산전원의 특성상 지역 일자리와 직결되는 일이 많다"며 "지자체가 주민 참여 등 적극적으로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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