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저축은행들이 올 상반기 96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예대금리차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취약차주들의 상환 여건이 악화하면서 연체율도 전년말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은 올 상반기 9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918억원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주요 손익 현황을 보면 예대금리차 축소로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5221억원 감소한 가운데, 부실 위험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하면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큰 폭(6292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등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 지표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총여신 연체율은 5.33%로 전년 말 대비 1.92%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5.76%로 전년 말보다 2.93%p 올랐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5.12%로 전년 말 대비 0.38%p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은 전년 말 대비 1.53%p 오른 5.61%였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증가했음에도 고정이하여신 증가 규모가 이를 웃돌면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비율이 95.4%로 전년말 대비 17.9%p 하락했다. 다만 요적립액 대비 충당금적립률은 규제비율(100%)을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전년 말(13.15%) 대비 상승했다.
재무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말 대비 총자산은 감소한 반면, 자기자본은 증가했다. 6월 말 저축은행들의 총자산은 전년 말과 견줘 4조2000억원(3.1%) 감소한 134조4000억원이었다.
총대출은 109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조7000억원(4.9%) 줄었는데, 기업대출(65조1000억원)은 법인대출 위주로 7.6%, 가계대출(39조9000억원)은 신용대출 위주로 0.8% 각각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5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5000억원(3.6%) 증가했다. 이는 순손실 발생에 따른 이익잉여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증자 확대 등에 주로 기인한다.
금감원은 "2분기 중 손실 규모가 다소 축소됐으며, 연체율도 신규 연체 규모 감소와 함께 상·매각 등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으로 2분기 들어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며 "BIS비율은 자본 확충 등으로 전년말 대비 상승하는 가운데, 규제비율(7~8%)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건전성 제고 등을 유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부실채권 매각 확대, 자체 채무 재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 나서도록 하고, 위기상황분석 실시 등을 통한 리스크관리 강화와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