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는 99억7000만달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다만 12월 수출이 반도체·자동차에 힘입어 전년 동월대비 5.1% 증가하는 등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수출은 총 6326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4% 감소해,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3.7% 감소한 986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1분기 저점을 찍은 반도체 수출은 4분기 들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요 개선 등으로 11월 증가세로 전환한 뒤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SUV 등 고부가 차량의 수출 호조로 709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541억달러)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일반기계와 선박도 2분기 이후 플러스 전환하면서 각각 4.6%, 20.9% 늘었다.
하지만 컴퓨터(-53.3%), 바이오헬스(-18.0%), 석유제품(-17.0%), 석유화학(-15.9%), 디스플레이(-12.1%), 섬유(-11.2%), 무선통신(-10.2%), 철강(-8.4%), 이차전지(-1.5%), 차부품(-1.5%), 가전(-1.0%) 등 15개 주요 수출품목 중 12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9.9% 감소해 1248억4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연속 매달 1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외에도 아세안(-12.5%), 중남미(-7.4%), 일본(-5.1%), 인도(-4.8%) 등 5개 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반대로 미국(5.4%), 유럽연합(EU, 0.3%), 중동(7.3%), 독립국가연합(CIS, 13.2%) 등 4개 시장의 수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은 6426억7000만달러로 12.1% 감소했다. 수출 감소 영향으로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2년 연속 적자지만 2022년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를 줄였다.
특히 수출의 점진적 개선과 에너지 가격의 안정화 등에 따른 수입 감소로 지난해 6월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했다. 하반기만 놓고보면 163억달러 흑자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수출 576억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 대비 5.1% 증가해 3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반도체는 110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1.8% 증가했으며, 자동차(17.9%)와 선박(47.2%), 디스플레이(10.9%) 등 8개 수출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20.8% 증가해 112억9000만달러를 기록, 대중(對中) 수출(108억7000만달러)을 추월했다. 2003년 6월 이후 20여년만에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12월 수입은 531억8000만달러로 10.8%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해 10월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수출 위기를 조기에 극복했다"며 "새해에도 우리 수출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우상향 기조를 확고히 하고 경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