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투자자에겐 적합하지 않은 상품"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은 은행이라는 판매채널이 맞지 않는 곳이다. ELS는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은행의 신탁 담당하는 임원을 위한 것이다."
26일 한국파생상품합회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ELS 분쟁사례의 이해와 판매채널 건전화 방안'이라는 정책 세미나 참석한 권순우 삼프로TV 본부장은 이같이 ELS 판매 채널인 은행을 비판했다.
이달 13일 기준 홍콩H지수 ELS의 손실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며 평균 손실률이 53.6%를 기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ELS 판매채널 중 은행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ELS를 소비자 효용 측면에서 2003~2016년까지 실현 수익률을 살펴보면, 10번 중 9번은 7~8% 가량의 수익을 내지만 1번은 -50%를 가져온다"며 "이에 은행 예금보다 많게는 2~3배 기대 수익률을 주기 때문에 공격형 투자자에게 적합하며 복리로 투자하면 수익률은 -8% 가량 손실이 나는 구조라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은행이라는 판매채널이 적절한 가에 대해, 은행은 상당수 고객이 예금을 주로 가입하러 오신 분이기 때문에 투자자 선별을 더욱 철저하기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 본부장도 "ELS는 미스터리 쇼핑에서 살펴봤을 때, 문제가 없는 상품이지만 현실적으로 은행은 10번 중 1번의 손실만 문제되지 않으면 9번의 수수료를 받아갈 수 있는 상품이라 은행에서 판매하기 좋은 상품이다"고 은행에 유리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다른 판매채널인 증권사의 경우, 비대면인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해당 상품에 가입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 위주로만 시행돼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현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주장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반복된 ELS 피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KPI(핵심성과지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민은행의 경우 수수료 마진이 높은 상품을 팔면 KPI 400점, 모든 절차를 준수하고 팔면 KPI 40점이 배당된다고 알려졌다. ELS가 수수료가 1%라면, 예저축 상품은 0.1% 미만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은 "한국은 여전히 커미션을 베이스로 판매 상품의 보수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고객 이익에 비례해서 보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KPI가 설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이날 참석한 대다수의 전문가는 'ELS라는 상품은 죄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은 "이 자리에 오는 것이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 이유는 또 다시 ELS 상품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을까봐였다"며 "상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업권의 내부통제 등이 이슈로 인해 발생된 문제인 만큼, 판매 원칙이 맞게 적용됐는지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기성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은행이 이자장사를 한다고 비이자 수익을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은행에서도 비은행 부분에 집중하다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