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와 격차 좁혀···영업익 92% 성장
플랫폼·커머스 고른 성장···카카오, 콘텐츠 성과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요 사업의 고른 성장에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AI를 통한 서비스 고도화로 향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K-IRFS 기준 연결 영업이익은 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했다.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을 떨쳐내고 네이버와의 격차를 다소 좁혀간 모습이다. 연결 매출액은 1조9884억원으로 같은 기간 22% 증가했디.
앞서 네이버는 지난 3일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4393억원으로, 연결 매출액은 11% 늘어난 2조5261억원으로 집계됐다 밝혔다.
업계는 양사의 이같은 호실적에 대해 플랫폼 사업을 필두로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카카오의 1분기 플랫폼 매출은 9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네이버는 같은 기간 6.3% 늘어난 9054억원의 플랫폼 매출을 거뒀다.
특히 카카오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며 네이버와의 격차를 좁인 일등공신은 콘텐츠 부문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의 1분기 콘텐츠 매출은 1조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늘었으며, 이 중 뮤직 매출은 같은 기간 2배 이상 성장한 4682억원을 기록했다. 미디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1% 성장한 952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역시 웹툰 부문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확대로 1분기 콘텐츠 매출이 8.5% 증가했으나, 카카오의 경우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에 힘입은 뮤직 부문 매출과 미디어 매출 증가에 분기 콘텐츠 매출 1조원을 넘기며 극적인 성장을 이뤘다.
커머스 부문의 성장도 눈에 띈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세가 거센 가운데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네이버는 중국 커머스 플랫폼을 주요 광고주로 인식한다 밝혔으며 카카오 역시 이들의 국내 진출이 광고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1분기 커머스 매출은 7034억원으로, 브랜드솔루션 신규 매출과 국내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상장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다. 카카오 또한 광고·커머스 사업의 성과로 톡비즈 매출이 전년 대비 8% 늘어난 522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통적으로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3월 AI를 활용해 검색 광고 내 최적의 조합으로 광고 소재를 노출시키는 반응형 소재를 적용했으며 2분기에는 콘텐츠 개인화 추천을 넘어 문서 품질 판단 영역에 AI 시범 기능을 도입할 방침이다.
향후 견고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개인화 및 AI 추천 기술을 고도화해 락인 효과를 유도하는 동시에, 금융과 조선·해운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AI 기술 접목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조직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핵심 사업의 상품·플랫폼 등 본연 경쟁력 강화를 가속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비교해 AI 사업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카카오는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AI 연구개발 조직과 이를 사업화할 서비스 조직 간 밀접한 협업으로 빠른 시일 내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 2일 AI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2일 AI 연구·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하고 회사의 초거대 AI 기반 언어 모델 'Ko-GPT'와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Karlo)' 등을 영업 양수하기로 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이뤄진 재무구조 개선에 이어 최근 AI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 마케팅을 도입하면서 통합 거래액이 전기 대비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며 "AI 등 핵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계속하되 공격적 투자를 통한 신규 사업 매출 확대보다는 사업 효율성 제고를 통한 이익 확대와 효율적 자본 배치를 목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 기대에 비해 카카오가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채팅 맥락에 적합한 AI 기반 콘텐츠 구독, 상담 형태 서비스 등 가급적 빠른 시일 내 AI 관련 서비스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