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석유공사, 석유 시추 실패시 존폐위기 우려
'자본잠식' 석유공사, 석유 시추 실패시 존폐위기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유공사, '부채>자본'···하베스트 인수 후 13년 간 수익 창출 못해
"'대왕고래' 실패시 재무 건전성 타격"·"기업 가치 올릴 수 있는 기회"
한국석유공사 울산 신사옥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울산 신사옥 전경 (사진=한국석유공사)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동해 심해 석유·가스 개발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앞두고 한국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석유공사의 투자가 실패로 이어질 경우 재무 건전성에 엄청난 타격을 주며, 존폐의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전 탐사 성공 가능성이 20%인 배팅 상황에서 매장량이 적거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현재 석유공사는 자본잠식에 빠져있는데 시추 1회당 1000억, 총 5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재무 건전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 중에서 완전 자본잠식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된 적 있다"며 "다만 석유공사는 석유자원의 개발과 비축 사업이라는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핵심 공기업으로 역할이 크기 때문에 폐지가 쉽지 않지만, 존폐의 위기는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잇단 해외투자 실패로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의 부채총계는 19조5781억원으로 자산총계는 18조2294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는 캐나다 석유 기업 하베스트의 방만한 경영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석유공사는 현장실사 없이 2009년 하베스트 지분을 4조6000억원에 인수했지만, 13년간 단 한번의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상태에서 정부는 올해 말 첫 시추공 작업을 예정했다. 유전 확인을 위해서는 최소 다섯 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시추공 개당 1000억원의 비용이 예상된다.

다만 현재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라 미래 기업가치에 집중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순히 자본잠식에 집중한다면 향후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다"며 "공사를 포함한 기업들은 미래가치에 의해 운영해야 되며, 미래 석유 개발과 순유입 등을 고려하면 이번 프로젝트가 오히려 기업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