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배터리 바꿔 주행거리 확 늘린 전기차···아우디 Q8 e-트론
[시승기] 배터리 바꿔 주행거리 확 늘린 전기차···아우디 Q8 e-트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91km→368km로···408마력 듀얼 모터 시스템, 2.5t 거구 가볍게 견인해
승차감 부드럽고, 굽잇길서 롤링·피칭 크지 않아···'올드'한 실내는 약점
Q8 e-트론 (사진=아우디코리아)

"진보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입니다. 구형에 들어갔던 것보다 큰 배터리 팩을 탑재해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어서죠. 차명도 e-트론에서 Q8 e-트론으로 바꿨습니다."

컵홀더에 놓인 무전기에서 이 같은 말이 나왔다. "치지직." 무전기는 다시 송신음을 냈다. "이 전기차는 아우디 전기 SUV 라인업 최상위에 자리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각종 편의 기능을 품고 있죠. 디자인도 더 멋지게 변했습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말을 이어갔다. "치직." 또다시 송신음이 들리려는 찰나, 재빠르게 전원을 껐다. 용비어천가를 듣는 듯, 계속되는 홍보가 거부감을 키워서다. 소란하지 않고 조용한 환경에서 주행감을 체험하고 싶었다. 지난 19일 서울에서 여주까지 Q8 e-트론을 몰아봤다.

Q8 e-트론 투시도 (사진=아우디코리아)

계기판에 표기된 주행가능거리는 416km(킬로미터)였다. 배터리 잔량은 98%. 제원상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368km보다 더 갈 수 있었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114kWh(킬로와트시)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 팩을 넣었다. 구형에 들어간 것보다 19kWh 더 크다. 그 결과 한번 충전으로 400km 정도는 거뜬히 뛸 수 있게 됐다. 참고로 구형의 주행가능거리는 291km였다"고 했다.

가속은 매끄러웠다.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67.7kg.m(킬로그램미터)를 내는 듀얼 모터 시스템이 2.5t(톤) 이상의 무거운 차체를 가볍게 끌었다. 도심을 경쾌하게 누비거나 고속도로에서 이따금 추월차선 진입이 가능했다. 참고로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6초다. 회생제동 강도는 운전대 왼쪽 뒤편에 있는 패들을 당겨 높일 수 있었다. 제동 느낌은 내연차의 감속 페달을 지그시 밟았을 때와 비슷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앞코가 고꾸라지는 거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꽂아서 그런지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편이었다. 굽잇길에서는 차체의 크기와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거동을 펼쳤다. 운전자와 긴밀히 소통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대형 전기 SUV치고는 몸놀림이 민첩했다. 충전을 경험할 시간은 없었다. 급속 충전 시 최대 170kW(킬로와트)의 출력으로 충전을 할 수 있고,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30분 정도가 걸린다는 것이 아우디코리아의 설명이었다.

Q8 e-트론 1열(위쪽)과 2열 (사진=아우디코리아)

전방 시야는 보닛 끝이 보일 정도로 광활했다. 살짝 높은 운전석 위치 덕분이었다. 실내 구성은 경쟁 모델로 꼽을 수 있는 BMW iX, 벤츠 EQS SUV 대비 다소 '올드'해 보였다. 디스플레이 면적이 비교적 작은 것이 이러한 느낌에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디스플레이에 설치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빠른 반응 속도와 깔끔한 그래픽을 제공했다. 기어 시프터를 R로 두면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나왔는데, 선명한 화질로 좁은 주차 공간에서도 쉽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공간은 넓었고, 2열 무릎·머리공간도 넉넉했다. 머리 위로 파노라마 선루프가 보였다. 개방감이 우수했다. 외관은 구형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트렁크도 꽤 광활했다. 제원상 기본 적재 용량은 569ℓ(리터)고,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1637ℓ로 늘어난다. 평탄화는 지원하지 않았다.

시승 후 카달로그를 훑어보니 가격은 1억860만원부터 시작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판매 촉진을 위해 배터리 보증 8년 또는 16만km, 모터 등 동력 부품을 포함한 일반 부품 보증 5년 또는 15만km를 제공한다. 아울러 출고자 모두에게 100만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도 지급한다"고 밝혔다.

Q8 e-트론 (사진=아우디코리아)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