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해 SG증권발(發) 사태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구설수에 오르며 난항을 겪었던 키움증권이 엄주성(56)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68년생인 엄주성 대표는 1993년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고, 2007년 키움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자기자본투자(PI) 팀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키움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엄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키움증권의 위기 능력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에 다우키움그룹의 계열온라인 종합증권사로 출범한 키움증권은 그간 개인투자자 대표 주식거래 창구로 리테일 부문에서 주된 수익을 거둬왔다. 이 때문에 수익 다각화는 키움증권의 해묵은 과제였다.
임 대표는 미래성장 동력으로 AI를 주목했다. 사업전략 총괄인 전략기획부문 산하에 AIX(인공지능전환)팀을 신설했고, 삼성전자 등을 거친 외부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이런 분위기 쇄신을 통해 키움증권은 연내 MTS에서 활용할 AI 자산관리(WM) 챗봇 서비스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이름은 '키우Me'로 오는 12월 출시될 예정이다.
임 대표는 "IT기술 변혁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주도하며, 주주·고객·직원·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를 제고하는 회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외의 다른 영역으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3월 대우건설의 범일동 주상복합개발사업에 20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진행했고, 4월에는 수원 권선구 주택재개발단지 사업에 1500억원 규모의 PF 자금을 대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1분기에는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개발사업 PF에 2500억원 규모로 참가했고, 2분기에는 롯데건설의 부천 상동 홈플러스개발사업, 포스코이앤씨의 서울 신길동 5단지 지역주택조합사업 등의 PF에 대출 약정을 체결하는 등 부동산 투자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아시아본부가 모여 있기 때문에 시장 확장성과 연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싱가포르 자산운용법인을 성공적으로 설립할 경우 인도네시아법인과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큰 활약이 기대된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인가도 준비하고 있다. 발행어음이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금융상품이다. 키움증권의 2023년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4조2726억원 규모로 초대형IB 기준에 충족했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인가 신청일을 미룬 바 있다. 키움증권은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엄 대표가 이끄는 키움증권이 사업다각화를 위한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