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무게 앞세운 中 견제···기술 경쟁력 과시 기대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6 스페셜 에디션(SE)를 곧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방어와 함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17일 뉴스룸 홈페이지에 '새로운 갤럭시가 공개됩니다'라는 이름으로 12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은 호텔 복도로 보이는 곳에서 봉투를 든 직원이 호텔방에 봉투를 전달하고 있다. 봉투를 받은 사람이 봉투를 꺼내들자 'You're Invited'라는 메시지가 담긴 초대장이 등장한다. 이 초대장은 종이가 아닌 갤럭시Z폴드6에 씌여져있어 갤럭시Z폴드6 관련 행사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삼성전자가 10월 21일, 또 한번의 혁신을 담은 새로운 갤럭시를 선보입니다"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6 SE와 관련해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외 관련 업계에서는 갤럭시Z폴드6의 새 모델이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모델은 '울트라', '슬림' 등 다양한 모델명이 붙여졌으나 최종적으로 'SE'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Z폴드6 SE 예상 스펙은 외부 디스플레이 6.8인치, 내부 디스플레이 8인치로 Z폴드6보다 크다. 두께는 접었을 떄 10.6㎜, 펼쳤을 때 4.9㎜로 Z폴드6보다 얇다. 후면 기본 카메라는 갤럭시S24 울트라와 같은 2억 화소로 Z폴드6의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보다 향상됐다.
전체적으로 하드웨어는 Z폴드6보다 향상됐으나 모바일 AP가 Z폴드6과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를 탑재하면서 소프트웨어 성능은 펼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출시한 이래로 스핀오프 모델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갤럭시 S 시리즈에 한해 팬에디션(FE)을 선보인 적은 있었으나 기존 모델의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한 적은 없었다. 다만 전작인 Z폴드6과 Z플립6이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작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인데다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16의 흥행으로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걸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E 모델은 글로벌 출시가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한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 아이폰16의 점유율 확대를 방어하기 위한 원포인트 전략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시에 새롭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SE모델은 폴더블폰 분야에서 최근 중국 기업들과 기술경쟁에 뒤쳐졌다는 주장을 불식시킬 비밀병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샤오미와 아너, 비보 등은 삼성전자의 연초 내놓은 폴더블폰 대비 더 얇은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샤오미가 지난 7월 출시한 믹스 폴드4는 접었을 때 두께가 9.47㎜에 불과하다. 비보 X폴드3 역시 접었을 때 10.2㎜이며 아너 매직V3는 접었을 때 두께가 9.2㎜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폴더블폰에서 두께, 무게를 줄이거나 디스플레이 주름을 개선하는 대신 내구성에 집중했다. 또 최근에는 '갤럭시 AI'의 활용범위 확대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 있으나 하드웨어 성능이 뒤쳐지면서 점유율도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2분기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던 화웨이는 최근 380만원짜리 트리폴드폰 메이트XT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다양한 폼팩터의 트리폴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수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트리폴드폰의 정식 출시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앞질러버린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폴더블 기술력이 정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하드웨어 성능을 향상시킨 SE 모델을 내놓은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성능이 향상된 만큼 Z폴드6보다 더 비싼 제품일 수 있다"며 "고가의 제품인 만큼 실질적인 판매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기술 경쟁력을 대외에 과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