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B2C 시장 이어 '미래 먹거리'에도 AI 도입 확대
"삼성전자·인텔·TSMC와 자유롭게 협업···칩렛 개발 집중"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LG전자가 생활가전과 스마트홈, 모빌리티 등으로 AI 도입을 확대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에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AI 반도체 기술 고도화를 위해 관련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와 12일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텐스토렌트는 개방형·저전력 반도체 설계자산(IP)인 RISC-V CPU와 AI 알고리즘 구동에 특화된 IP인 텐식스(Tensix) NPU를 활용해 세계적인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양사는 급변하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칩렛(Chiplet) 기술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역량을 강화한다. 칩렛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기술로 고성능 반도체를 다양한 용도에 맞게 구성해 빠르게 개발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AI 관련 소프트웨어(SW)와 알고리즘 기술을 지속 고도화해 생성형 AI 기반의 제품과 플랫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이와 연계한 AI 반도체를 개발해 온디바이스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LG전자는 8K TV를 대상으로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선보여왔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LG전자는 직접 설계한 AI 프로세서를 TV에 탑재했다. 올해 초 선보인 LG 올레드 에보(evo) 시리즈에는 전작 대비 4배 향상된 딥러닝 성능을 갖춘 알파11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올해 초 CES에서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CEO가 정의한 '공감지능'은 △사용자의 안전·보안·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실시간 생활 지능'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율·지휘지능'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책임지능' 등으로 나뉜다.
LG전자는 이 같은 '공감지능'의 확장을 위해 최근 텐스토렌트와 손잡고 AI 반도체 역량을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조 CEO는 "텐스토렌트가 보유한 AI 역량과 리스크파이브 기술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긴밀한 협력을 통해 LG전자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감지능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LG전자가 AI 반도체 도입 확대를 꾀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홈 등 AI가 도입될 수 있는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1, 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TV 점유율은 16.6%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OLED TV 부문에서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삼성전자(19%), GE(17%)에 이어 3위(16%)를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 격차는 3%p 이내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미국 아이로봇과 5%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스마트홈 등 B2C 영역뿐 아니라 B2B 영역에도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AI 기술을 도입한 상업용 마이크로LED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등에도 AI를 도입해 데이터 분석과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LG전자의 AI 반도체 위탁생산을 하는 기업에 대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와 AI 반도체 협업을 강화하는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4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텐스토렌트 벤처투자에 참여하고 반도체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경 LG전자 시스템온칩(SoC)센터장은 "현재 SoC센터 내부에서도 칩렛 기술 상용화를 위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서버급 제품과는 달리 SoC센터는 각각의 가전 등에 필요한 기능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 제작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차세대 제품부터 칩렛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인텔, TSMC 등과 자유롭게 칩렛 기술 협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