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낙관론 일색…암초 없나
증시 낙관론 일색…암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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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제지표 개선에 낙관론 고개
"악재는 여전…지나친 기대 이르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 돌파와 함께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2일 오전 11시12분 현재 전날보다 33.35포인트(2.70%) 오른 1,266.71을 나타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24일 1,200선을 돌파한 이후 같은 달 30일 1,197.46으로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이후 연일 상승하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비관적 전망이 지배하던 증권가에서는 희망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심지어 2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기존 연중 최고 전망치보다 높게 수정한 증권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올해 2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120∼1,490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제시했던 올해 최고 전망치 1,338을 웃도는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는 경기저점을 통과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금융시장은 유동성 랠리에서 벗어나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한 실적 장세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등 다른 상당수 증권사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와 함께 4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1,350선 안팎까지 상향조정한 상태다.

이 같은 낙관론의 배경에는 일부 경제 관련 지표들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저점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월 단위로는 사상 최고수준인 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월 광공업생산이 5개월 만에 급락행진을 멈췄다. 경기선행지수도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던 MMF(머니마켓펀드) 설정액이 최근 10일간 5조원 가량 감소했고, 고객예탁금은 2007년11월 이후 처음으로 13조원을 웃돌아 국내 증시로의 부동자금 유입 조짐이 보이는 등 증시를 둘러싼 우호적인 여건도 증시 강세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와 꾸준히 이어지는 외국인의 순매수도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실적 등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한 만큼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 금융권 부실 등 국외 요인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하거나 일부 개선된 경제지표들이 뚜렷한 회복세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급등했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도 코스피지수는 증권사들이 당초 전망했던 2,000선은 고사하고 1,000선까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본 만큼 전반적인 낙관론에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일부 경제지표들이 전월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악화한 수준이고, 현재로서는 반등 기간 역시 짧아 추세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실적 확인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최근까지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분기 실적발표 시즌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기업이익 하향과 기업들의 현금흐름 악화,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 등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지적했다.

삼성증권 소장호 연구원도 "호전 가능성을 내비치는 경제지표와 달리 기업이익의 하향조정은 일단락되지 않고 있어 이익개선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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