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수신경쟁 '혈안'·대출금리 인하 '뒷짐'
저축銀, 수신경쟁 '혈안'·대출금리 인하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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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력 강화위한 총알 확보에 주력..."서민금융기관 역할 방기" 지적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해 수신 확보에는 열을 올리면서, 대출금리 인하에는 인색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6월 결산을 앞두고 실적 발표에 대비하는 한편 시중 은행들이 크게 금리를 낮춘 틈을 이용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서울시내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연 금리는 A저축은행이 8~44%, B저축은행이 9.8~39.8%, C저축은행이 8~34.5%, D저축은행은 7.9~49% 이르는데다 2~4%대의 취급 수수료까지 있다. '서민금융기관'이란 명칭이 무색하다.

E저축은행은 또 11~19%로 타 저축은행 대비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있지만 공무원, 전문직 등 소득이 확실한 사람에 국한돼 대부부의 서민들은 이용할 수 없다.

그나마 몇몇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있지만 덩치가 큰데도 신용대출을 전혀 취급하지 않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특성상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리스크가 커 담보대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하락추세에 저축은행이 자금을 5~6%대의 금리로 조달해 왔다”고 말했다.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저축은행들의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하지만 리스크 관리상 금리 인하를 꺼리고 있단 얘기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저축은행에 예·적금 금리 인상에 대한 자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업계는 일단 금리 인상을 통해 영업비용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솔로몬저축은행은 최근 예·적금 금리를 0.2%p 인상해 각각 연 5.0%, 5.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연 5.0%에서 5.2%로 0.2%p 인상했다. 신라저축은행은 24개월 이상 정기 적금 가입 시 0.5%p 추가 금리를 제공한데 이어 보통예금 금리도 1.5%p 인상했다. 이어 W저축은행도 예금 금리를 0.1%p 인상했다.

이 같은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은 최근 코스피 지수가 14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로 자금이 이탈될 것을 우려한 측면과 신규 대출을 위해 '총알'(영업비용)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서민금융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래저축은행이 무보증 저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신용등급이 5~6등급인 사람들에게도 연 10%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서민금융상품이 잇따라 출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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