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부실 주범의 `뻔뻔한' 자기 변명
AIG 부실 주범의 `뻔뻔한' 자기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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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임이 아니다. 만약 내가 CEO로 계속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모기지 파생상품에 대한 투기적 거래로 AIG를 파산 상태에 까지 이르게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조지프 카사노 전 AIG 금융상품부문(FP) 책임자가 30일 미국 의회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강력히 두둔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당시 자신의 결정이 신중했으며, 자신이 AIGFP의 CEO로 재직했던 지난 2002년 부터 2008년 초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거래의 위험성에 대해 오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카사노는 또 AIG의 문제는 신용시장의 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때문이지, 느슨한 보험계약이나 모기지 관련 자산의 디폴트 때문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신용 경색으로 자산의 시장 가치가 폭락하면서 AIG의 파생금융 상품인 신용부도스왑(CDS)을 구입한 은행들의 손실 보전 요구가 한꺼번에 밀려 들면서 회사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2008년 가을 AIG의 준 파산 상황 이후 처음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입장을 밝힌 카사노는 "만일 내가 그 자리에 계속 있었더라면 미국의 납세자들은 엄청난 부담을 경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장에 도착한 카사노는 편안한 모습이었으며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고, 아는 사람들의 등을 두드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금융위기의 책임있는 월가 중역진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자기 책임을 부인한 케이스"라면서 "그의 사과 없는 자기변명은 그동안 청문회장에 나왔던 시티그룹이나 리먼브러더스, 워싱턴 뮤추얼 등의 임원진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가 회사에서 물러났던 2년전 그는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었고,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다"며 "그러나 몇주전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는 카사노와 AIG 임원들에 대한 수사를 기소 없이 종결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도 "금융위기가 시작된 후 2년 동안 많은 아마추어 소방수들이 자기라면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을 것이라는 많은 이론들을 내놓았다"며 "그러나 이들 주장, 특히 불을 낸 사람의 얘기는 무의미하며 특별히 귀담아 들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AIG 그룹은 금융상품 분야에서 미 정부로부터 무려 1천823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으며 이 가운데 900억 달러 이상이 골드만 삭드 등 초대형 금융기관의 손실 보전을 위해 사용돼 공적 자금이 미국 주택시장에 베팅했던 투자은행을 구제하는 데 사용됐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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