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슈 따라 오르락 내리락…"개인투자자들 '상투' 우려"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미확인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2분 현재 철도 관련주로 꼽히는 세명전기, 대호에이엘, 대아티아이는 전날보다 각각 610원(14.93%)오른 4695원, 285원(11.26%) 오른 2815원, 170원(10.12%) 오른 1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세 종목은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철도 관련주들의 급등세는 전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전날 박 전 대표는 미국의 외교 잡지를 통해 "북핵 문제로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경우 남북간의 신뢰 안보 구축을 위한 수단으로써 유라시아 철도연결 프로젝트를 재논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철도 관련주가 이른바 '박근혜 테마주'로 급부상한 것.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마주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며 개인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선 관련 테마주의 경우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심심치않게 발생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개최된 '세계 물포럼 한국 유치 및 먹는물 관리법 선진화 방안 세미나'에서 박근혜 대표가 물의 중요성을 역설하자 관련 테마주들이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당시 주가가 2600원이었던 수처리 전문 업체인 젠트로는 5310원까지 급등했으며, 파이프 전문제조업체인 자연과 환경, 합성수지 파이프 제조업체인 뉴보텍 등도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이후 젠트로와 뉴보텍은 각각 같은달 16일과 18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직후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동일한 테마로 묶였던 자연과환경의 경우 비교적 더딘 하락세를 보였지만 결국 당시 994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절반 수준인 544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스몰캡 팀장은 "정치권 테마주의 경우 심리적인 요인이이 강하게 작용한다"며 "다소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치인 입김에 의한 테마주라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기 힘든 것"이라며 "시장의 질이 안좋다 보니 이런 형태로 이슈화 시켜놓고 나중에 값이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과거 유행처럼 번졌던 대운하 관련 테마주들의 경우 현재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 몇 곳 안된다"며 "이는 정치인 관련 테마주의 거품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