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팩토리 '동상이몽'···"직접 쓰거나 판매하거나"
삼성·LG, 스마트팩토리 '동상이몽'···"직접 쓰거나 판매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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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B2B 사업 영역 구축···兆 단위 매출 사업 육성
삼성, 반도체 공정 무인화···파운드리 성장 열쇠
2030년까지 370조 성장 기대···경쟁구도는 '아직'
LG전자 자율주행 이동로봇. (사진=LG전자)
LG전자 자율주행 이동로봇.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상반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사업인 반도체 공정 고도화와 지역사회 상생활동에 스마트팩토리를 활용하는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를 B2B 사업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올 초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LG그룹 계열사들의 생산·제조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는 생산기술원이 그간 진행해 온 생산 컨설팅, 공법·장비 및 생산운영시스템 개발, 생산기술 인력 육성 등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외부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자사의 고유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10년간 축적하고 있는 제조·생산 데이터의 양만 770TB에 달한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관련 특허는 1000건을 넘어선다.

LG전자는 이러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요소기술에 AI와 DX를 연계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생산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 △빅데이터 및 생성형 AI 기반 설비·공정관리, 산업안전, 품질검사 △산업용 로봇 등을 모두 포함한다.

LG전자는 올해 생산기술원이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 업체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주 규모를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F&B(식음료)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 진입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그룹 계열사 제외 매출액 조 단위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LG CNS의 영역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송시용 LG전사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은 "대부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한다면 주로 IT 기반 SI를 잘해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딜리버리하는 집단은 많이 존재한다"며 "(LG전자는) 컨설팅 기반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같이 결합해서 완전 분리할 수 없는 디지털트윈 전체 오퍼레이션 체제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LG CNS는 AI와 빅데이터, IoT 등 자사가 보유한 IT 역량을 바탕으로 공장 지능화에 집중하고 있다. LG CNS는 현대자동차와 GE헬스케어,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구축했다. LG전자는 LG CNS와 각사 강점을 기반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고객사 확보를 위한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3라인 내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방진복을 입은 직원이 걸어가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LG전자가 스마트팩토리 사업화를 모색한다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팩토리를 바탕으로 자사의 설비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 공장 무인화 라인을 구축했다. 

김희열 삼성전자 TSP(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 총괄팀장은 "풉(웨이퍼를 담는 통), 카세트, 매거진, 트레이 등 다양한 반송 기술을 개발해 공정 대기와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며 "공정 투입·배출·교체 시간 감소로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완전 자동화 팹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를 추격할 핵심 열쇠를 '디지털트윈'으로 보고 마이크로소프트, 지멘스 등 관련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의 모형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이를 동기화 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비전 2030' 비전을 제시하고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위해서는 TSMC와 격차를 좁히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62%, 삼성전자는 13%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지역사회·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위해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ESG)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도 지난해 별도 구성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경북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시작해 2016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8년간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전국 중소기업 총 3000여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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