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90%대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법인세 납부액 규모가 크게 줄어들면서 세금을 줄이기 위한 고무줄 조정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24 회계연도 애플 코리아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율은 92.2%로 파악됐다.
애플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조8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4%가량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013억원으로 46% 감소했다. 또 지난해 판매비, 관리비는 3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한데 비해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매출원가율이 90%대로 올라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2년에는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율이 95.29%에 달하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매출원가율로 영업이익을 낮추고 법인세를 회피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애플코리아는 2023년 매출 원가율을 88.7%로 낮게 잡았는데 지난해 다시 3.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법인세 비율은 1%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애플 매출 대비 법인세 비율인 4%에 비해 25%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 미국 본사의 매출원가율은 55%로 애플코리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 원가율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줄고 이에 따른 법인세 부담도 줄어든다. 애플코리아가 2022년 매출원가율 95.29%에 따라 부과받은 법인세는 502억원이었다. 이후 2023년 매출원가율이 80%대로 떨어지면서 법인세는 2006억원으로 4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다시 매출원가율이 90%를 웃돌면서 애플코리아 법인세는 825억원으로 2023년 대비 59% 급감했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코리아가 수수료 명목으로 애플 본사에 지급하는 모바일 인앱결제 매출 약 30%까지 고려하면 애플 코리아가 국내에 내지 않고 있는 세금의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본사로 전액 돌아가는 배당금 지급액은 3215억원으로 애플 코리아 영업이익 전체에 해당하는 금액이 본사로 보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