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5원 가량 급락하며 1430원대로 떨어졌다. 시장 우려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보류하면서, 달러와 미국채 금리가 함께 급락한 영향이다.
반면 달러에 눌렸던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반등했고, 그간 저평가 영역에 놓였던 원화의 경우 위험선호심리 회복과 함께 급격히 회복됐단 평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4.7원 내린 달러당 1437.0원에 개장했다. 이는 지난달 18일(장중 1435.0원) 이후 약 한달 만에 최저치다.
환율이 급락한 배경은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리스크 완화다. 전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된 가운데, 기존 공언한 바와 달리 즉각적 관세 부과에 대한 행정명령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수입청 설립이나 중국·캐나다 등에 대한 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언급했지만, 예상보다 크게 완화적인 입장에 시장내 위험선호심리가 일부 회복됐다.
이에 전일 109pt를 상회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7.8pt선까지 급락했다. 관세 부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은 올해 1~2회 이상의 금리인하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4.3% 후반대에서 현재 4.23%까지 떨어졌다.
견고했던 달러 강세가 흔들리자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절상했다. 대표적으로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1.026달러선에서 현재 1.043달러까지 1.4% 가량 급등했으며, 최근 경기침체 우려 속 약세를 포인 영국 파운드화도 1.23달러선을 회복했다.
최근 달러당 158엔선까지 추락했던 엔화 가치는 현재 달러당 154엔선에 돌입했으며, 달러·위안 환율도 7.31위안까지 절상하며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 우려와 달리 트럼프가 관세를 공격적으로 부과하지 않으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며 "미 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에도 훈풍이 찾아들 것이며, 설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에 환율이 한층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외국인의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점은 부담"이라며 "오늘 환율은 글로벌 약달러와 수출 네고에 힘입어 1430원대 후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