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뻔한데"···손보업계, 당국 압박에 車보험료 최대 1%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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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차원 0.5~1% 인하 추진
"폭설 여파, 손해율 83% 돌파 유력"
9일 오후 광주 서구 무진대로에서 차량이 내리는 폭설에 정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후 광주 서구 무진대로에서 차량이 내리는 폭설에 정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0.5~1.0% 인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상기후 영향에 차보험 손해율이 적자구간에 돌입했지만, 최근 몇 년새 차보험 흑자가 이어진 데다, 계엄사태 이후 악화된 경제심리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거듭된 보험료 인하에 실적악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0.5~1% 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폭은 작년(2.5~3%) 대비 축소됐지만, 올해 인하될 경우 지난 2022년 이래 4년 연속 차보험료가 인하된 셈이다.

당국 측에선 지난 2021년 이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하 근거가 마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경기가 더욱 악화된 만큼 상생금융 차원의 목적도 인하 배경에 포함됐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역대급 실적을 이어온 데다, 최근 계리적 가정의 조정을 놓고 감독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손해율 악화에도 보험료 인하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반면 업권에선 인하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 기존 손해율 하락을 견인한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소멸한 데다, 거듭된 보험료 인하로 손해율이 다시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9년 92.9%에서 2023년 80.7%까지 떨어졌지만, 작년(1~11월)만 놓고 보면 82.9%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p)나 상승했다.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의 손해율도 크게 상회한 상황이다.

실제 작년 상반기 자동차 보험손익은 3322억원으로, 흑자 기조는 이어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40.2%나 감소했다. 3분기까지 놓고 봐도 상위 4개 손보사의 차보험 손익은 4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나 줄었다.

또한 11월만 놓고 보면 상위 5개 손보사의 손해율은 92.4%로 전년 대비 6.1%p나 폭증했으며, 12월에는 갑작스런 폭설과 성탄절 등의 영향까지 겹쳐 주요 손보사의 4분기 차보험 손실이 260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설상가상 자동차 정비수가도 현행 대비 2.7%나 인상됐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당시 자동차부문의 적자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음을 감안하면, 보험료 인상 없인 손익 개선이 어렵다는 진단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나 손익만 놓고 보면 인상이 맞지만, 내수가 부진한 만큼 상생금융 차원의 인하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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