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을 기록하며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했다. 출생아 수도 1년 새 8000명가량 늘면서 9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밑도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300명으로 전년보다 8300명(3.6%) 증가했다.
연간 출생아는 2015년 43만8420명에서 2016년 40만6243명으로 3만2000여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8년 감소했다. 2017년 35만7771명으로 30만명대로 떨어졌고, 2020년부터는 20만명대를 유지했다.
출생아가 늘면서 합계출산율도 지난해 0.75명으로, 전년(0.72명)보다 0.03명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2023년 0.72명까지 8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 수요가 늘어난 것이 출생아 반등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2만2422명으로, 2019년(23만9159건) 이후로 가장 많았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브리핑에서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늘어났고,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혼인도 연속해서 증가했다"며 "결혼·자녀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모(母)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이 70.4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후반(46.0명) △20대 후반(20.7명) △40대 초반(7.7명) △20대 초반(3.8명) 순이었다.
30대 초반(3.7명)과 30대 후반(3.0명)에서 출산율이 각각 증가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9%로 전년보다 0.4%p(포인트) 감소, 198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이 반등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국제적 기준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1.51명으로, 우리나라는 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출산율 1.0명을 밑도는 국가도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