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제일銀 인수추진 의미와 전망
HSBC, 제일銀 인수추진 의미와 전망
  • 김동희
  • 승인 2004.1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씨티이어 외국금융자본 국내시장 본격 진입
제2의 구조조정...이제부터가 실질정 경쟁
외환-우리銀, 매각-민영화 빨라질듯.



HSBC가 제일은행 인수를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에 이어 세계 2위 금융그룹인 HSBC의 국내 진출 움직임으로 은행권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HSBC의 제일은행 인수는 IMF이후 국내 은행의 합병과 공적자금 투입등 1단계 구조조정을 마친 국내 시중은행들이 2단계 구조조정으로 글로벌 금융자본과 한국 토종은행끼리의 경쟁관계를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돼 금융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뉴브릿지 캐피탈은 제일은행에 대한 주식보유 제한기간이 풀리면서 매각은 항상 가능했다.

특히 뉴브릿지 캐피탈은 은행업을 계속할 금융자본이 아니라 적절한 때에 매각해 최대의 매각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미은행까지 씨티그룹에 합병되면서 경쟁그룹인 HSBC의 국내금융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해야할 필요성까지 맞아 떨어져 매각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릿지캐피탈은 최근 홍콩에서 HSBC와 제일은행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며 연내 양해각서(MOU) 체결을 목표로 가격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브릿지캐피탈은 협상타결시 보유중인 제일은행 지분 48.56%(9천999만주)를 HSBC에 전량 매각하는 한편, 2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48.49% 9천985만주)에 함께 매각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99년 뉴브릿지에 제일은행 경영권을 넘기면서 뉴브리지가 지분을 팔 경우 같은 물량의 정부보유 지분을 동일한 가격에 내놓아야 하는 ‘드래그 얼롱(Drag Along)’조항을 허용했기 때문에 뉴브릿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수용해야 한다.

뉴브릿지 캐피탈의 제일은행 매각 대금은 현재의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3조~3조5천억원(1주당 1만5천~1만7천원) 정도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는 그 동안 제일은행에 부실채권 매입, 출자 등의 형태로 17조6천532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현재까지 자산매각 등을 통해 10조1549억원을 회수한 상태여서 5천억원의 공적자금 손실은 불가피하다.

한편, 제일은행의 매각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나 외환 코메르쯔투신의 매각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설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예전부터 외환은행을 유심히 관찰해온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에 대한 내부검토를 계속진행 중이어서, 외환은행의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또한 국제 거대 금융자본의 시장 진입으로 국내 은행시장의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으로서도 규모와 내실에서 더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매각 가능성은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의 민영화도 가속화 바람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공적자금회수를 위해 MOU약정이행을 위해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은행시장의 격변에 맞물려 민영화 바람도 거세질 것이란 예측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HSBC는 세계 최대 금융그룹중의 하나로 유럽, 아 태지역, 미주, 중동과 아프리카 등 전세계 80여 개국에 약 9천500개의 지점을 보유한 거대 글로벌 금융 그룹이다.

HSBC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은 한국씨티은행의 출현으로 은행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의 전면전을 예상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씨티은행이 토착은행을 선언하며 글로벌 금융상품으로 국내 PB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HSBC의 제일은행 인수가 가시화될 경우 국내은행의 설자리는 더욱 비좁아질 전망이다.

물론 HSBC의 국내 진출은 씨티은행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금융산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토종은행들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계가 외국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이들은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등 전 금융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금융 그룹이어서 비은행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동희 기자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