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좋은 곶감' 장기보험, 손보업계 발목잡나
'먹기 좋은 곶감' 장기보험, 손보업계 발목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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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험 매출액 전년比 21.02% 증가
손해율도 82% 상승..."팔면 팔수록 독"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판매가 급증세다. 그러나,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8조833억원으로 전년대비 21.02% 증가했다.

그동안 장기보험은 2006회계연도 13조5977억원, 2007회계연도 16조2544억원, 2008회계연도 18조7824억원, 2009회계연도 23조2037억원으로 매년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6조9525억원으로 전년(5조7654억원)대비 20.58% 증가했으며 현대해상은 4조5116억원으로 전년(3조7502억원)대비 20.30% 늘어났다. 

이어 동부화재는 4조4283억원으로 전년(3조7456억원)대비 18.22%, LIG손보는 3조8812억원으로 전년(3조2049억원)보다 21.10%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2조1968억원에서 2조6739억원으로 21.72% 늘어났으며, 한화손보는 1조7036억원에서  2조1033억원으로 23.46% 증가했다.

특히, 흥국화재는 2009회계연도 1조3904억원에서 2010회계연도 1조8559억원으로 33.47%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밖에 롯데손보가 8282억원에서  9733억원으로 17.51%, 그린손보는 6182억원에서 7027억원으로 13.66%  각각 늘어났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에 리스크를 헷지해주는 보험사가 눈 앞의 실적에 눈이 멀어 무분별하게 장기보험을 팔면 향후 보험사 경영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지난 2006회계연도 85.7%에서 2007회계연도 84.3%, 2008회계연도 79.6%로 떨어지며 2009회계연도에 저점을 찍었으나, 2010회계연도에 82%대로 상승반전했다.

장기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보장기간 3~5년의 상품들이 만기가 도래해 경과보험료가 감소하고, 장기보장성보험의 경우 장수리스크로 인해 지급보험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같은 적자폭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팔면 팔수록 보험사에게 손해를 주는 게 장기보험 상품이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마땅한 수익창출원이 없었던 손보사들에게 장기보험은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었다"면서 "그러나 현재 많이 판매했던 장기보험의 만기가 도래할 때가 다가오자 보험사들은 지급해줘야 할 보험금액을 어떻게 충당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상품을 취급한지 얼마 안 된 손보사들은 운용 노하우가 쌓여있지 않아 현재로선 손해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손보사들은 더 많은 손실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장기보험은 성장성이 높지만 수익성은 취약한 상품"이라며 "위험률이 손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보사들이 손해율 안정화를 꾀해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여야 한다"며 "선진국처럼 수익성이 확실한 일반보험에 주력하는 등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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