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순이익 '사상최대'…장기보험료 인하 여론 '솔솔'
보험사 순이익 '사상최대'…장기보험료 인하 여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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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실적개선으로 종신·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2개 주요 생보사들은 수입보험료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당기순익도 늘어났다. 수입보험료는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51조2323억원에서 2009회계연도 53조3590억원, 2010회계연도 57조147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급보험금은 감소 추세다. 2008회계연도 35조5406억원에서 2009회계연도 31조6521억원, 2010회계연도 30조9466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보험료는 늘고 지급 보험금은 줄어들면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생보사들의 운용자산도 급증, 투자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생보사들의 투자이익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8회계연도 19조3583억원에서 2009회계연도 18조5862억원로 감소했지만, 2010회계연도 19조5935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힘입어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5조7027억원, 2조4549억원, 4조89억원으로 늘어났다.

손보사들 역시 양호한 당기순이익을 올릴 수 있는 배경으로 장기보험료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9개 종합 손보사의 원수보험료는 2008회계연도부터 2010회계연도까지 33조4554억원(10.72%), 38조9134억원(16.31%), 45조8697억원(17.88%)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보험금은 16조5783억원(20.73%), 19조2956억원(16.39%), 20조8787억원(8.20%)을 기록했다.

원수보험료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는데 반해, 지급보험금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들 손보사의 투자영업이익은 지난 2007회계연도에 2조2245억원, 2008회계연도에 2조2231억원, 2009회계연도 3조980억원, 2010회계연도 3조2527억원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익 역시 9972억원, 1조2199억원, 1조223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악사손보, 하이카다이렉트,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더케이손보 등 온라인 자보사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온라인 자보사들의 원수보험료는 2008~2010회계연도 동안 1조3220억원, 1조4171억원, 1조508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6억원, 300억원, 1078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손보사들이 지난해 인상했던 자동차보험료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인하해야 할 보험료는 장기보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가 늘어난 것은 장기보험료 증가가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생보사 상품은 특성상 보험료납입기간은 물론 보장기간도 긴 보험이며, 손보사들 역시 다른 보험보다 장기보험의 원수보험료가 늘어났다.

종합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험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008회계연도부터 연도별로 56.14%, 59.62%, 61.22%로 늘어났으며, 2011회계연도 7월에는 61.24%를 기록하는 등 증가추세다.

손보사들이 수익이 적은 일반보험이나 적자만 내는 자동차보험 대신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기본 상품이 장기인데다, 종합 손보사들도 일반보험보다는 장기보험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기보험 판매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사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자본이 늘어났고 그만큼 투자수익도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면 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의 주요인인 장기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차익도 보험료 인하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업비로 사용키로 한 돈에서 사업비로 쓰고 남은 차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2000회계연도부터 2009회계연도까지 10년 동안 사업비차익으로 20조원 가량을 남겼다. 생보사들은 예정사업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더 받아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 차익(사업비차익)으로 매년 2조원씩 10년간 19조5000억원을 남겼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들은 의료수가 인상, 질병 발병률 및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의 보험료 갱신시, 회계연도 시작시 새로운 요율을 반영해 보험료를 인상해왔지만 인하한 적은 없었다"며 "보험사 수익을 고객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장기보험료를 인하해주는 것이 타당하지만, 수익성 악화 측면에서 보험사들이 선뜻 보험료를 내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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