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쇼크' 비상!…정부는 '뒷짐'
'곡물 쇼크' 비상!…정부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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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급등에 식탁물가 들썩…"대책마련 시급"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미국이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면서 국제 곡물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장 식품물가가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소비자 물가의 추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품가격 줄줄이 인상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옥수수 선물 가격은 한때 부셸당 8.43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콩 가격은 부셸당 17.09달러, 밀 가격은 부셸당 8.85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과거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업체들도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며 식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업체들은 특히 그간 정부 눈치 때문에 주저했던 인상분까지 함께 반영하고 있어 인상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이달 첫째 주 생필품 가격 동향을 보면 국산콩두부는 3174원으로 전월에 비해 8.3% 올랐으며, 국수소면과 부침가루는 각각 2601원, 2411원으로 2.8%, 12% 상승했다. 햇반(즉석밥)은 1350원으로 7.6% 상승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햇반 가격을 10년 만에 인상했다.

여기에 미국산 감자가 신종 병충해(지브라 칩)로 국내 수입이 중단되자 올해 2만톤 가량을 수입하려던 국내 제과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산 감자의 경우 국내 가격의 절반에 불과해 국내 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내 감자 작황 역시 부진해 감자가격 폭등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걱정할 상황 아냐" 정부 뒷짐

이런데도 정부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뒷짐만 지고 있다.

한은은 이달초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배포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국제곡물가격이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1개월 시차를 두고 0.07%~0.21%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파급시차를 감안하면 지난 6월 이후 30% 이상 급등한 국제 곡물가는 연말 이후에나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

기재부도 같은 입장이다. 이날 물가장관회의를 소집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은 4~7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대응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곡물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010년 기준으로 국내 식량 자급률은 26.7%에 불과하다"며 "곡물 파동에 대비해 보다 선제적인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쌀(104.6%)을 제외한 밀(0.8%)과 옥수수(0.8%), 콩(8.7%)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곡물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글로벌 곡물파동의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장기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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