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나 증여, 고의부도 논란 등 목적"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오정현 SSCP 대표이사 사장,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등이 조세피난처에 유령법인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독립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6차 명단'을 공개했다.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008년 2월 '에보니골드 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등기이사는 김성권 회장이, 특히 그의 아들인 김창헌씨는 합유 재산권자로서 주주로 등재돼있다.
뉴스타파 측은 "합유 재산권자는 한 명이 사망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회사의 모든 권리가 자동승계되는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상속이나 증여가 목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더욱이 김 회장은 2008년 1월 골드만삭스 사모펀드로부터 472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이후 한달 뒤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씨에스윈드는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이며 2012년 매출 3천억 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오정현 SSCP 대표이사 사장도 4개의 유령법인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제품 코팅소재와 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분야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건실한 중견 기업이었던 SSCP는 어음 11억원을 막지 못해 지난해 9월 부도를 맞았다. 이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액은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오 대표이사는 SSCP 경영권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직후 후 페이퍼 컴퍼니를 무더기로 만들었고 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던 시절 추가로 2개의 유령법인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력사업인 코팅사업부를 매각해 1400여억원을 마련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쓰지 않았고 이 중 410억원은 개인 용도로 사용해 '고의부도'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오정현 SSCP 전 대표는 배임과 횡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있다.
김기홍 노브랜드 회장 또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4개의 유령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브랜드는 DKNY, GAP, ZARA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 의류를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뉴스타파 측은 페이퍼 컴퍼니 2곳과 연결된 UBS 홍콩지사의 계좌 인출권이 김 회장과 그의 배우자 이선희 노블인더스트 대표에게 부여돼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실소유주를 숨기기 위한 수법으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이자 동국실업 대표 역시 2007년 11월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을 오토텍은 갑을그룹의 주력 기업으로 급부상 중인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이며 동국실업은 그룹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핵심기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