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워크아웃 '카운트 다운'…어떻게 진행되나
쌍용건설, 워크아웃 '카운트 다운'…어떻게 진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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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신청 4개월 만이자 1977년 창사 이래 두 번째 워크아웃이다. 채권단은 다음 주 신규자금을 수혈하고 내달 출자전환을 통해 기존 채권을 주식으로 바꾼다. 쌍용건설의 정상화와 함께 매각작업이 추진된다.

쌍용건설 입장에서는 워크아웃 개시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금지원 여부를 두고 난항을 겪으면서 해외수주 일부가 취소되는 등 회생기반 붕괴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됐다.

◇ 채권단, 추가 자금지원 '극적 합의'…다음 주 자금 수혈
14일 건설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날 여신심의위원회를 열어 쌍용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에 동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신한은행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 동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쌍용건설 신규자금 지원에 대한 의결권 11.85%, 출자전환 의결권 15.53%, 채무재조정 의결권 7.61%를 보유해 워크아웃 타결의 '열쇠'로 꼽혔다.

국민은행도(신규자금 7.95%, 출자전환 10.41%, 채무재조정 5.10%)도 12일 회의결과에 따라 이날 우리은행에 워크아웃 동의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들 두 은행은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워크아웃 부결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건부 동의' 입장을 고수하던 다른 채권금융기관들도 이들 두 은행의 결정에 맞춰 조만간 우리은행에 동의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조건부 동의기관은 산업은행, 서울보증보험 등이다.

산은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워크아웃에 긍정적인 결론을 얻었으니 우리도 같이 가야하지 않겠냐"며 "산은은 채권단의 컨센서스(합의)를 따르겠다"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산업은행과 서울보증의 동의서까지 모두 들어와 개시 요건인 의결권 75%를 채우게 되면 채권단에 워크아웃 가결을 통보키로 했다. 우리은행이 워크아웃 가부(可否)의 데드라인으로 채권단에 통보한 날짜는 상장폐지 유예 만료시한으로부터 2주 전인 오는 14일이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워크아웃이 가결되면 다음 주 신규자금 4450억원을 쌍용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자전환은 공시에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해 내달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정상화 작업, '본격 추진'…'해외시장 재건' 먼저
이에 쌍용건설은 채권단 워크아웃 동의서에 명시된 부의안건대로 정상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되는 신규자금을 그동안 결제가 지연된 공사비와 협력업체들의 B2B전자어음(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결제자금 총 1600억원과 자재비 등에 27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협력업체들의 경영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또한 자기자본비율 50%를 유지하기 위해 내달 1070억원이 추가로 출자 전환된다. 이는 지난 3월 채권단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쌍용건설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1700억원을 추가 전환키로 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아울러 입찰 및 수주를 앞둔 해외공사에 24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서게 돼 쌍용건설 정상화에 물꼬가 트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워크아웃 통과 이후 경영정상화 이행약정 양해각서(MOU) 체결하면 2주 이내에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이뤄진다"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해외시장 재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 지연으로 수주를 눈앞에 둔 수천억원 규모의 해외수주물량이 허공으로 날아가면서 회생 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희생을 바탕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채권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쌍용건설의 강점인 해외시장 기반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40억달러 규모의 중동지하철, 12억달러 홍콩지하터널 등 수주 임박한 해외 프로젝트는 반드시 따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국내에서 6위 실적을 올린 토목공사 수주에도 집중하되 민간건축부문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없으면서도 사업성 높은 프로젝트에만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대 강점을 지닌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서 주력적으로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키로 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국내에서 4개 단지 총 974가구의 업계 1위의 리모델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14개 단지 1만1907가구의 리모델링 시공권이 확보된 상태다.

한편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따른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매각을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일단 해외수주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것을 두고 본 다음 시장상황에 맞춰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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