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대형주 강세, 4Q에도 이어질까
[이슈진단] 대형주 강세, 4Q에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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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덕에 매력"…美 금리인상 연기도 한 몫
"4분기엔 중소형주로 관심 재차 돌려질 것" 분석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삼성전자의 예상치 못한 어닝서프라이즈 발표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연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재차 2000선을 회복해 중소형주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금투업계에선 최근의 대형주의 강세가 오는 4분기에도 이어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1일(1964.68)부터 이날(2039.36)까지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0.33% 수준에 오르는 것에 그쳐 대형주 대비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대형주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면서 올해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중소형주 펀드의 위상도 흔들리는 등 펀드 시장에도 최근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간 대형주펀드의 수익률은 1.81%로 플러스를 기록한 반면, 중소형주펀드의 경우 0.88%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

이 같은 대형주의 상대적인 강세는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의 힘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 어닝 서프라이즈(예상 영업이익 6.6조원, 결과치 7.3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환율 효과도 작용했지만 실적 결과 자체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자 대형주가 저성장 국면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됐다며 최근의 상승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으로 지연될 것이란 소식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금 수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흥국 통화가 안정되고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외국인 펀드 플로)에서도 최근 자금유출 흐름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실제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국내에서도 외국인 자금유출 추세가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동성이 풍부해 환금성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8조원 규모로 외국인 순매도가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연기될 것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신흥시장 전반에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흐름이 국내에도 나타난 것이다.

금투업계에선 최근의 대형주의 상대적인 강세 흐름이 오는 4분기에도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한화투자증권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0.98배로 여전히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소형주의 경우 최근 일부 가격 조정을 거친 상태여도 여전히 PBR 1.3배로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와 같은 강세를 보여주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KDB대우증권에서도 통상 대형주는 4분기에 더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4분기 대형주의 수익률은 중형주와 소형주를 평균 2.5%포인트, 5.4%포인트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명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3분기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중소형주에게 불리한 환경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신흥국은 물론 양호한 흐름을 보이던 선진국의 경기도 부진함에 따라 최근의 대형주의 강세는 4분기까지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경기 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함에 따라 국내 대형 수출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또 대외 불확실성 둔화가 유발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환율효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3분기 실적 및 향후 전망이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하면 시장의 관심은 다시 중소형주로 점차 옮겨갈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펀더멘털 개선이 부진한 대형주에 대해 실망한 투자자들의 자금은 재차 중소형주로 옮겨갈 것"이라며 "7월 말 이후의 조정과 최근의 상대적 부진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절대적, 상대적 가격 부담 또한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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