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
은행권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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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중銀 부행장 35명 중 20명 물갈이

▲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은행권 연말 정기인사는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 이른바 무한경쟁이 예고되는 내년 금융산업 분위기를 의식한 듯, 상당수 은행들이 경영진을 물갈이했다. 또 지난해 정기인사와 마찬가지로 수익성 회복을 위해 '영업통'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특징이다.

31일 국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들이 최근 마무리한 임원 정기인사 결과, 전체 부행장 35명 가운데 20명이 교체됐다. 최근 인사를 단행한 시중은행 부행장의 67%가 새 인물로 채워진 셈이다.

KEB하나은행은 비율로 따지면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부행장을 내보냈다. 임기 만료를 앞둔 5명의 기존 부행장 가운데 리테일고객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이동한 김정기 마케팅그룹 부행장만이 연임에 성공했고, 나머지 4명은 모두 옷을 벗었다. KEB하나은행의 부행장 자리가 이번 인사와 함께 한자리 늘어나, 총 6명 중 5명이 신규 임명됐다.

이는 통합은행이 출범한지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임원 교체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당초 예상과는 상반된 결과다. 새로 선임된 부행장의 절반 이상이 '영업통'으로 채워진 점도 눈에 띈다. 신임 부행장 가운데 황인산·윤규선·윤석희 등 3명이 지역영업그룹 전무 출신이다.

신한은행도 5명의 부행장 중 3명을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꾀했다. 은행권에서는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부행장 아래 부행장보까지 합하면 총 13명 가운데 8명이 바뀌었다. 권재중·왕태욱·최병화 부행장보가 부행장으로 임명됐으며, 서춘석·허영택·우영웅·윤상돈·이창구 본부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우리은행은 집행부행장 8명 중 5명을 신규 임명했다. 상무급 이상 임원까지 포함하면 14명이 승진하고 10명이 자리를 떠났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김재원·김홍희·최정훈·김홍구·조재현 신임 부행장이 선임됐다.

이경섭 차기 NH농협은행장의 취임을 앞둔 NH농협은행은 부행장의 절반을 교체했다. 10명의 부행장 가운데 앞서 중도 퇴임한 임원 1명을 포함해 5명이 떠났고, 그 자리를 박규희·김형열·오경석·박태석·서기봉 부행장이 채우게 됐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수익성 강화에 힘을 싣고, 내년 계좌이동제,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에도 대비한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은 연말 인사를 단행한 시중은행 가운데 인사폭이 가장 좁았다. 은행 경영진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윤종규 2기 체제'를 보다 안정감있게 끌고 가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이번에 선임된 신임 부행장은 총 2명으로, 허인 부행장과 전귀상 부행장이 각각 영업그룹과 CIB그룹을 책임지게 됐다.

다만 KB국민은행의 경우 영업력 강화와 신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전체적인 구조 개편에 나서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지역본부 체계의 영업조직을 공동영업권 중심의 지역영업그룹 체계로 개편해, 영업현장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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