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올해 3.0% 성장률, 낙관적 전망 아냐"
[일문일답] 이주열 "올해 3.0% 성장률, 낙관적 전망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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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역·소비 증진 감안"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3.0%의 성장률 전망을 낙관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4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세계교역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전망"이라며 "이번 전망에는 소비 여력의 증진도 감안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질의응답 내용. 

▲연초부터 위안화가치가 급락했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 어떻게 보나?

=신년 들어서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중국 증시가 급락하는 등 중국 금융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중국 리스크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을 나타내, 거기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약세와 증시 급락의 원인은 중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여러가지 버블이 조정되는 과정, 여러 증시 관련 정책이 시장의 기대와 어긋나는 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됐다. 

▲최근 원달러가 급격히 오르는데 쏠림현상 있다고 보는지. 

=위안화가 크게 변동함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같이 동조화됐다. 아마 중국과 밀접한 경제무역관계에 따라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위안화 약세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당국에서 안정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앞으로는 완화되지 않겠냐는 기대를 해본다. 그렇지만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칠 파괴력이 크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늘 예의주시토록 하겠다.

▲국제유가를 얼마로 전제했나? 

=유가가 최근 들어 큰폭으로 하락을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저희들도 유가 전망을 좀 낮췄다. 기간마다 다를텐데, 상반기는 30달러대 후반, 하반기는 40달러대 후반으로 봤다. 

▲내일 신임 부총리 만나는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 논의할 생각인지.

=내일 신임 부총리와 만날 계획이 있다. 아무래도 상견례에 그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내 해외 경제 상황이 어렵다보니 그에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경제상황 흐름이나 앞으로 전망이 어떻게 될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대외 리스크 요인을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지 등 비전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장률이 낮으면 물가 쪽을 자극해서 경제성장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는데. 물가상승률을 높이면 국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제의 개념을 다시 한번 설명드리겠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 근접하도록 통화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단기에 달성하는 것이 아니고 중기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다. 따라서 단기에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에 맞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실질 성장률이 낮다고 해서, 물가를 올려 이를 달성하겠다는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운영방향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통화 스왑 재개 여부는?

=한일 통화 스왑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 예를 들어 외환보유액이 상당 부분에 이르고 경상수지가 큰폭으로 흑자를 보이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 또 얼마 전에 대외신인도도 높아졌다. 이 문제(한일 통화 스왑)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다. 금융시장 전개 방향에 따라 필요시 검토할 생각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했는데.   

=올해 정부는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총지출증가율을 총수입증가율보다 낮게 설정했다. OECD에서 각국 재정건전성을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 검토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대단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재정 정책이 바뀔 수 있지만 OECD 평가만 놓고 보면 재정 대응 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잇다.  

▲국제시장 변동이 커지고 있다.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 얼마나 협조하고 있는지?

=개도국, 소위 이머징 마켓의 중앙은행 모임은 활발히 하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들이 따로 모여서 각국의 경제의 현황과 어려움, 정책 운영 사례를 교환하고 전체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머징 마켓의 공통된 의견을 정리하는 식으로 금융 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가 낮아졌는데 기준금리가 변화 없는 이유는? 금융안정 쪽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인가. 

=금리정책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전망을 낮추면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금리를 내리지 않는 이유가 금융안정에 방점을 찍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뜻인데, 원론적으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과 거시경제 안정이 주된 목표다. 금융안정에도 주의하도록 돼있다. 금리정책에는 거시경제와 금융 리스크가 다 포함돼있다. 어느쪽에 특히 방점을 찍었다기 보다는 두 측면을 고려하고 전체적인 영향을 파악한 뒤에 금리정책을 운영한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역전에 대한 의견은?

=물론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다. 장기쪽에서는 역전되고, 단기쪽에서도 좁혀졌다. 아직은 금리차가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미 연준의 금리정책,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 변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런 경우를 감안해 예의주시하겠다. 

▲위안화와 원화가 동반 절하되면 우리 경제에 크게 나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는데. 

=물론 동조화되는 것은 한중 관계 긴밀도를 감안하면 불가피하다. 수출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속히 변동하면 다른 쪽에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게 자본유출 압력이다. 동반 절하되는 것은 양면적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괜찮다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 원인과 전망은? 

=작년 6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는데, 중국 증시 불안, 미 금리 인상, 국제 유가 움직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앞으로도 몇가지 영향을 줄만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것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금융 상황이 어떻게 바뀌느냐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소위 정상화 속도가 어떻게 지행될 것인지, 유가 흐름이 어떻게 될것인지에 달렸다. 그에 따른 변동성은 클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신흥시장국과는 기초경제여건과 외환건전성면에서 차별화돼있기 때문에, 자금 흐름도 여타 신흥시장국과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물가 전망치가 1.4%로, 낮은 수준으로 제시됐는데.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진 않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상반기가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여러가지 기저효과가 손을 대면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하락하는 등 공급적인 이유 때문이다. 물가 흐름을 좀 더 보고 통화정책이 필요한지 결정하겠다. 

▲기존에 민간 경제연구소는 모두 성장률을 2%대로 예측했고, 정부가 3.1%, KDI가 3%였다. 결국 한국은행이 정부쪽으로 갔다는 시각이 시장에선 있다. 낙관적인 전망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텐데.

=워낙 대외여건이 안좋아 많은 기관들이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많이 택해 2%대로 전망한 것은 맞다. 그러다보니 3.0%가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올해 세계교역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전망이다. IMF를 비롯한 경제전문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교역신장률을 작년보다 높게 잡고 있다. 그런 것을 기초로 하면 우리 수출여건이 개선돼야 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리고 유가 하락이 예기치않은 부작용도 가져오지만, 실질 구매력은 상승된다. 이번 전망에는 소비 여력의 증진도 감안을 했다. 지난해 성장률을 감안하면 금년 3.0%를 낙관적이다라고 볼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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