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홈쇼핑 통한 해외시장 공략 '집중'
유통 업계, 홈쇼핑 통한 해외시장 공략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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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국내 유통업체들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속된 불경기에 소비 심리 역시 떨어지며 정체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시장에 국내 제조업체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일명 '종합상사'가 유통업체를 통해 부활하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수출액은 371만달러(약 43억6000만원)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 실적(172만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마트의 수출은 지난 2013년 2월 홍콩 왓슨그룹에 자체브랜드(PL) 라면·당면·쌈장·고추장 등 가공식품 128개 품목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는데, 원년 실적(33만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3년여 사이 수출 실적이 13배 이상(올해 1분기 기준)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서만 MBC아메리카가 운영하는 홈쇼핑과 '이마트 6년근 홍삼정' 판매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최근 중국 대표 IT기업 넷이즈의 카올라 닷컴과도 연 200억원 규모의 상품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마트도 해외 169개(중국 116개·인도네시아 41개·베트남12개)의 점포를 통해 농산물을 포함한 국산 제품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전자상거래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TV홈쇼핑 업계는 더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CJ오쇼핑 역시 지난해 해외취급고(거래액) 2조735억원을 달성했다. 2004년 중국 상하이(上海)에 진출한 당시 실적은 연간 200억원에도 못 미쳤지만 10여년만에 100배 이상 성장했다.  취급고 중 40%를 해외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 취급고 가운데 2410억원(10%)은 국산품이고 그 중 77%(1860억원)는 중소기업 제품이다.

GS홈쇼핑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해외에서 운영하는 8개 홈쇼핑사의 총 취급고는 1조원에 이르렀고 이 중 한국 제품의 비중은 약 30%(3000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1000억원 규모는 GS홈쇼핑이 직접 수출 절차까지 대행한 경우다.

해외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 등을 갖춘 국내 유통업체와의 협업으로 국내 상품이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린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수출 사업을 담당하는 CJ오쇼핑의 자회사 'CJ IMC'는 2011년 중소기업 홈파워에 '빨래 건조대' 상품의 인도 수출을 권했다.

인도에서는 몬순 기후 탓에 3개월 내내 비가 내리는데다 세탁기 보급률이 낮아 탈수하지 않은 큰 빨랫감을 그대로 말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건조대' 수요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홈파워 빨래건조대는 2011년 연간 8만개 판매를 기록했고 지난해까지 인도, 베트남, 태국, 터키, 필리핀 등에서 7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PN풍년도 CJ오쇼핑과 손잡고 해외 수출에 성공했다. CJ IMC 인도 담당자는 PN풍년측에 우리나라 평균 프라이팬 크기(직경 28㎝)보다 작은 직경 26㎝짜리 프라이팬의 인도 수출을 제안했다.

인도에서는 밀가루에 물을 섞어 반죽한 프라이팬으로뒤 조리하는 '차파티'라는 요리를 즐기는데, 이 요리에 가장 적합한 프라이 팬 크기를 고려한 것이었다. 그 결과 2013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PN풍년은 인도에서만 약 80억원의 누적매출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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