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참가율 '저조'…"물류 차질 없었다"
화물연대 파업 참가율 '저조'…"물류 차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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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 화물연대 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 포함 시멘트 운송 당장 영향 없어…"장기화 땐 대란 우려"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0일 오전 0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예상보다 참가율이 저조해 물류에 큰 차질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철도노조 파업 3주째 첫 날에 시작돼 장기화할 경우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화물연대 서경지부 등 6개 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 ICD)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는 서경·충남·충북·강원·인천지부, 공공운수노조 등 900여명이 참가했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화물운송시장 발전 방안과 구조개혁안에 대해 성토한 뒤 "생존권이 확보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광재 화물연대 수석부본부장은 "지입차 제도 문제와 할부금 등 하루하루가 힘겹게 살아가는 화물노동자를 정부는 개·돼지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은 "정부가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집단이기주의라고 몰아세우고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출정식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의왕ICD 정문 근처에서 파업동참을 독려하는 선전전을 계속한 뒤 400여명이 텐트를 치고 철야 농성한다.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 운송 차량은 전국 2만1757대 중 32.2%에 해당하는 7000대 정도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의왕ICD에 입주한 17개사 운송사 소속 화물차 770대의 화물연대 가입률은 13.5%(104대)로 파악됐다.

의왕ICD 측은 화물차의 노조 가입률이 10%대여서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그러나 실제 파업 참가율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없는 데다 이마저 장기화한다면 물류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서경지부 관계자는 "그동안 선전전을 지속했기 때문에 의왕ICD 파업 참가율도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화물을 싣고 나오는 차량이 있으면 가로막고 파업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차 수급조절제 폐지를 막아내고 지입제 폐지, 표준운임제 법제화를 이룰 때까지 총파업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이 기간에는 의왕ICD 앞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파업 과정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단 의지를 밝히고 의왕ICD 주변에 기동대 14개 중대 1000여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 등이 정차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는 비상대책본부를 가동, 오후 3시께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또 자가용 화물차의 유상운송을 허가해 물동량을 확보하는 한편 운송거부 화물차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할 방침이다.

의왕과 같은 시각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부산 신항과 북항에서는 물류 운송에 어느 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산의 화물연대 조합원은 1800여명으로 가입률은 20∼30% 수준이나 영남권 등 주변 지역 화물 노동자들이 출정식에 참가하면서 이날 부산 출정식에만 모두 4000여명이 모였다.

출정식이 끝난 오후 부산 북항 감만부두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에는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레일러 차량의 이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평소라면 트레일러 차량으로 도로가 꽉 차고 교차로에서 그 이동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지금은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이 감만두부 주변 도로 통행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로 곳곳에는 "이번이 마지막! 총파업으로 돌파하자!" 등의 붉은색 플래카드가 가득 찼다. 부산지역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은 신항, 북항을 합쳐 3만8322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상당 부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감만부두와 신항에 각각 19개 중대씩 모두 41개 중대, 4000여명을 대기시켰다. 경찰은 화물연대의 터미널 기습시위나 점거에 대비해 트레일러 출입 시 화물연대 조합원 여부 확인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대형운송업체 등을 상대로 실제 운송 거부자를 파악하는 한편 지역별로 총파업에 참여하지 말라고 당부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가용 화물차량의 유상운송을 허가하고 부두에서만 컨테이너 차량을 운반하는 야드 트레일러 차량을 부두 밖 도로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운행증을 교부한다.

▲ 화물연대 운송거부를 대비해 의왕iCD 국토관리사무소 관용트랙터가 운송 대기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광양항도 파업 영향을 받았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조합원 1300여명 가운데 최대 10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광양항 물동량 처리에 필요한 화물차 3500여대 중 비조합원과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 등 모두 1500여대는 정상적으로 운송에 참여할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하루 반출입 물동량 6470TEU 가운데 이번 파업으로 비상수송 가능 능력을 57.9%인 3743TEU로 추산하고 있다. 공사는 자체 동원 가능한 차량 178대, 군부대 지원 5대 등 183대를 대체 운송 차량으로 투입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거점은 파업 참가율이 저조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화물연대 인천지부 조합원 100여명은 전세버스 1대와 개인 차량을 이용해 경기 의왕ICD에서 열리는 출정식에 참석한 뒤 인천으로 돌아와 중구 인천항사거리 등 30곳에서 10∼20명 단위로 파업 선전전을 펼칠 계획이다.

인천항 운송사에 등록된 화물차는 총 2082대로 이 가운데 10% 미만인 274대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시멘트 수송 거점인 충북 제천과 단양지역에선 대형 트레일러(BCT) 780여대 가운데 25%가량인 2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이나 현재까진 대부분 정상 운행하고 있다.

강원지역 시멘트 업계도 아직까진 물류 운송에 큰 영향이 없는 상태다.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은 100여명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도 미미한 수준인 30여명만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는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체 수송 수단을 확보한 상태다. 단, 화물연대의 파업이 철도 파업과 맞물려 장기화되면 도내 시멘트 업계의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명분 없는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철도파업 2주째인 이날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의 85.8%로, 화물열차는 208대에서 118대로 줄어 56.7%의 운행률을 유지하고 있다. 파업참가자는 7390명, 복귀자는 317명, 파업참가율은 전체 노조원 대비 40.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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