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MOU 이후 진척 없는 2M 가입
현대상선, MOU 이후 진척 없는 2M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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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상선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의 세계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현대상선이 해운 얼라이언스 '2M'으로부터 '퇴짜(spurn)를 맞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현재 현대상선은 지난 7월 2M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1일 미국의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8일 화주들을 대상으로 2M 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을 포함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현대상선은 "명백한 오보"라며 즉각 해명에 나섰지만 2M과의 협상은 답보 상태다. 특히 JOC는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는 대신, 선복 구매협약(slot purchase agreement)을 통해 협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복 구매는 얼라이언스 내 선사들 간 선박과 항로 등 전체 선복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선박 일부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자리를 사겠다는 협약이다.

예를 들어 머스크와 현대상선이 선복 구매협약을 맺으면 머스크(현대상선)가 가지고 있는 선박에 현대상선(머스크) 물건을 실을 수 있도록 현대상선이 머스크로부터 선복자리를 사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머스크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며 사실이 아니다"라며 "머스크가 화주들에게 얼라이언스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2M은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약했던 아시아지역에 거점을 둔 현대상선과 협력을 통해 현대상선 미주노선을 활용한 미주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머스크와 MSC는 구주(유럽)노선과 달리 아시아-미주노선에서는 점유율이 각각 9%, 7%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아시아-미주노선에 강점(점유율 약 7%)을 보이는 한진해운 노선에 법정관리로 인한 물류공백이 생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머스크와 MSC는 아시아-미주노선에 선박을 투입하며 한진해운 공백을 채워나가고 있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물량 흡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좋은 기회이기 때문. 두 선사가 본격적으로 대형선박을 투입하면 한국 해운시장 장악은 시간문제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M이 아시아 지역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상선과 손을 잡았지만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현대상선과 얼라이언스를 구성할 필요성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외신 보도로 얼라이언스 형태가 아닌 다른 협력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머스크와 MSC가 현대상선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여론몰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한진해운 화주들을 흡수하기 위한 글로벌 선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근거 없는 루머들이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도 최근 "얼라이언스 내 선사들은 협력관계인 동시에 '경쟁자'이기 때문에 (2M) 얼라이언스 협상 전망을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M과의 협상과정에서 선복량 규모를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얼라이언스 형태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 머스크와 MSC가 양보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측은 "현대상선과 2M은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본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스탠스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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