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대출 풀겠다"···전국민 VS 청년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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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기본시리즈'···尹 '청년층 LTV 확대'
가계빚 1800조···무분별한 대출리스크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제공약은 모두 큰 틀에서 '대출 풀어주기'로 요약된다.

이 후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저리 대출 공급 공약을, 윤 후보는 청년취약계층의 대출한도를 대폭 늘리는 공약을 각각 제시했다. 현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 기조에 속앓이 했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 등 '기본시리즈'를 주요 경제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이 보장되는 보편적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게 이 후보의 목표다.

기본시리즈는 △19∼29세 청년에 연 200만원(청년 기본소득+전 국민 기본소득), 그 외 전 국민에 연 100만원 지급(기본소득) △무주택자에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기본주택) △전 국민에 저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 1000만원 제공(기본금융)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되려면 대규모의 재정 투입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불가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총 인구수는 약 5100만명, 이 중 19~29세 인구수는 약 700만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소득과 기본금융이 전 국민에게 제공된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계산한 결과 필요한 재정만 약 500조원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후보와 달리 윤 후보의 경제공약은 청년취약계층 지원에 집중돼 있다. 또 부동산 공약에서 파생된 금융지원 방안이란 점도 기본시리즈와 다른 점이다.

윤 후보는 먼저 청년층·신혼부부·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현재 이들 계층을 대상으로는 LTV가 최대 60%까지만 적용된다. LTV가 80%까지 적용되면 5억원짜리 주택을 구매할 때 4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대출 확대로 이들 차주의 이자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일부 무이자대출을 지원하는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두 후보의 공약이 모두 대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와도 반대된다. 그러나 두 공약 모두 실현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대규모 재정 투입과 민간(금융회사) 지원이 필수 요소인데, 부실화 등 그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두 후보의 경제공약을 두고 현실성 없는 퍼퓰리즘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금융이나 윤석열 후보의 무이자대출은 대상에 차이만 있을뿐 '신용'을 기반으로 금리가 책정되는, 금융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결이 같다고 보여진다"며 "신용과 상관 없이 누구나 다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 정부 보증비율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부실대출이 불가피하고, 그에 따른 리스크를 금융회사도 같이 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년·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위한 주거사다리 마련 또한 필요한 대책이지만 급격한 LTV 비율 확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집값과 가계부채가 크게 올라선 상황에서 섣불리 대출을 조장할 경우 시장버블(거품)과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내놓은 재정점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 채무비율은 올해 51.3%에서 2026년 66.7%로 15.4%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5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우리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자산시장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서 집값이 너무 뛴 상황"이라며 "금리도 오르는 상황에서 LTV를 급격하게 풀어주면 그만큼 원리금 상환 규모도 커질텐데, 한국 경제의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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