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사장·30대 부사장' SK하이닉스···'연공서열 타파' 삼성은?
'40대 사장·30대 부사장' SK하이닉스···'연공서열 타파' 삼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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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제도 혁신안 바탕 임원 '세대교체' 예고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 '유임'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친 뒤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40대 사장과 30대 부사장을 발탁하면서 조만간 있을 삼성전자의 임원인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초첨을 맞춰 연공서열을 타파하는 내용의 미래형 인사제도 혁신안까지 발표한 만큼 삼성전자도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주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첫 주 수요일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틀 뒤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중 정기 임원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론 이뤄지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북미 출장을 다녀온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 지난 2일과 오는 6일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사 결정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의 가장 관심사는 삼성전자의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과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 수뇌부 3인방의 거취다. 세 사람 모두 올해 대표이사 4년째로, 지난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된 바 있으며 이번 인사에서도 유임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원자재 수급난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7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또 이 부회장이 가석방 신분인 데다 사법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지금의 '삼각편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장단 인사 역시 지난해 12월 이정배 메모리 사업부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을 각각 승진시킨 만큼 올해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재계에서 주목하는 이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취업제한 규정 등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고, 삼성물산 등 계열사 부당 합병 재판도 진행중인 만큼 무리하게 회장직에 오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 주요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정기인사에서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반면 사장 이하의 임원급에서는 대규모 승진, 발탁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최근 인사제도 혁신 등에 나서며 '뉴삼성'으로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경영 기조가 이번 인사에서도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삼성은 글로벌 ICT 기업에 초첨을 맞춰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삼성형 패스트트랙'이다. 부사장·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해 임원 직급 단계를 축소하고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이나 근무 연한을 없앤 것이 핵심이다. 특히 직급별 근무 연한을 폐지하는 대신 '승격 세션'을 도입해 젊은 임원 탄생 가능성도 높였다. 여기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고 능력 있는 경영자를 조기에 배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번 인사제도 혁신안을 두고 재계에서는 30대 임원이나 40대 CEO를 배출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가운데 반도체 업계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가 전일(2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처음으로 40대 사장과 30대 부사장을 배출하면서 '연공서열 타파'를 공언한 삼성전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SK하이닉스는 우수 인력의 조기 육성을 위한 과감한 세대교체와 다양성, 포용성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이번 인사에서 1975년생인 노종원 미래전략담당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46)를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2016년 임원에 오른 지 5년 만에 사장 승진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또 MZ세대 우수리더로 1982년생인 이재서 전략기획담당 부사장(39)도 발탁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기업으로서 글로벌 ICT 기업들과 함께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이번 인사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은 AI(인공지능),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분야의 외부 인사 발탁 등 혁신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 중에도 구글,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파격 인사는 연공서열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최태원 SK 회장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수평하고 유연한 실리콘밸리식 조직 문화 구축, 미래 먹거리 신사업 발굴 등 이 부회장의 '뉴삼성' 비전이 이번 삼성전자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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