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임원, 8년만에 7천명 돌파···내년 긴축 경영 '한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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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7175명 '7.7% 증가'···코로나19 국면서 경영 실적 호조 영향
3명 중 1명 이상, 1970년 초반 출생···내년 인건비 감축, 임원 자리↓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수가 8년 만에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임원 3명 중 1명 이상은 1970년대생이 차지했다. 하지만 내년 인사에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임원 자리를 줄이려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지난해 상장사 매출액 기준이고, 각 기업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대상이다.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71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6664명)과 비교해 7.67%(511명) 증가한 수치다.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임원 자리도 전년보다 많이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과 지난해 100대 기업의 매출은 1106억원에서 1287조원으로 16% 늘었고, 영업이익(64조원→105조원)과 당기순이익(42조원→89조원)도 각각 64.1%, 111.9% 급증했다.

2013년까지 6000명대 중후반 수준이던 100대 기업의 임원 숫자는 2014년 7212명으로 처음 7000명대에 진입했다. 이후 다시 뒷걸음질하다 지난해 6664명으로 근래 몇 년 새 가장 적었다. 이후 올해 8년 만에 7000명대를 탈환했다. 100대 기업 한 곳당 평균 5명 정도씩 임원을 더 많이 발탁한 셈이다.   

100대 기업 임원을 출생 연도별로 보면 1969년생이 724명(10.1%)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61명 늘었다. 1970년생이 709명(9.9%)으로 뒤를 이었고, △1968년(708명) △1971년(675명) △1967년(607명), △1972년(534명) △1966년생(467명) △1965년(4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출생년도를 5년 단위별로 보면 1965년~1969년 사이 태어난 임원은 올해 2919명(40.7%)으로 최다를 이뤘다. 하지만 2020년 46.2%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3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반면 1970년~74년 출생자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2594명으로, 전년(1886명)보다 708명 급증했다. 전체의 36.2% 비중을 점유한다. 전체 임원 3명 중 1명꼴을 웃돈다. 2019년 18.3%에 불과했지만, 2020년과 지난해 23.7%. 28.3%로 늘었고,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임원 숫자가 1000명이 넘는 삼성전자의 경우 1970년 이후에 태어난 임원 비율은 60.3%에 달했다. 

1980년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임원은 지난해 63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처음으로 100명대에 진입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로, 역시 처음 1%를 넘어섰다. 

올해 주요 기업 임원이 큰 폭 증가했지만, 조만간 단행될 내년 인사에서는 '임원 한파'가 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배경에는 올 하반기 저조한 실적 저조과 내년 경기 전망에 드리울 먹구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기업 경영 환경이 위축되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 갈등 기류 등으로 세계 경제가 혼돈의 상황이라 내년도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을 할 기업들은 임원 자리부터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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