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금과 같은 저조한 초기 분양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미분양 주택이 10만호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 연착륙을 막기 위해선 공급자 자구 노력과 함께 금융 조달 지원·추가 규제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주택시장 위기 대응 방안' 토론회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주택시장 전망과 시장 연착륙을 위한 과제와 방안에 대해 제언했다.
먼저 '주택시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올해 입주예정물량은 약 35만7000호인데 과거 장기평균보다 많은 반면, 입주율은 낮아졌다. 저조한 초기 분양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미분양 예상주택은 약 12만5000호로 10만호를 상회할 우려가 있다"며 "미신고 물량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미분양주택 잠재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실장은 미분양주택 리스크를 사전 대응하기 위해선 시장 정상화 및 입주 지원 강화를 통한 초기분양률 및 계약률, 입주율을 올려야 한다면서 공급자 자구노력과 적정 분양가 산정 등을 제시했다. 또 정부 정책지원 방향으로는 민간임대리츠시장 활성화 및 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 정상화 등을 통해 민간시장 자본 활용을 우선하고, 공적자금(주택도시기금·공공매입) 활용을 후순위로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공급 측면에서는 "주택보급률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며 주택재고 수준도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등 양적으로 충분치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약 261만호, 노후주택 고려시 590만호 가량의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며 "또 시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민간분양에 의존하는 주택공급기반을 공공분양, 민간임대 등으로도 넓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책지원 방안' 주제발표에서 "집값 상승 기대가 약화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작년 말부터 추진해 온 규제 완화 조치만으론 분양률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시장 연착륙을 위해선 금융 조달 여건 개선, 미분양 주택 해소 지원, 추가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HF(한국주택금융공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한도 확대와 함께 주택개발사업에서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 건설사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추가적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며 "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 관급공사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또는 대출보증상품 신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공공분양 50만호 공급계획 등과 관련, 미분양주택 매입이 정부 재정부담을 일정부분 완화할 수 있는 주요 옵션임을 감안할 때 정부가 미분양 물량 해소 측면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임대시장 활성화도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임대사업자가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법인세, 종부세 등을 추가로 감해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임대리츠나 그러한 임대리츠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의 투자자 배당소득에 대한 소득세율 인하와 같은 혜택 부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