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D-1' 부산 촉진2-1 수주전, 막판 표심 잡기 경쟁 '과열'
[현장] 'D-1' 부산 촉진2-1 수주전, 막판 표심 잡기 경쟁 '과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 개최···포스코-삼성 표심 잡기 '총력'
포스코 '초고층 실적‧오티에르' vs 삼성 '글로벌 기술‧래미안'
공사비‧사업비 갑론을박···'돈 봉투' 매표 의혹까지 혼탁 양상
지난 25일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부산진구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에 홍보관을 마련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각 사 직원들이 홍보관 안내를 하기 위해 복도에 서 있는 모습.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오는 27일 시공사가 최종 선정되는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도시정비시장도 선별수주 경향을 보이며 위축된 가운데 벌어진 수주전에서 양사는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 모습이다.

부산 촉진2-1구역은 부산 범천동 13만6727㎡ 규모의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의 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원은 310명이지만 사업비가 1조3000억원에 달해 이른바 '재개발 대어'로 손꼽힌다.  지난해 6월 GS건설이 공사비 증액 협상에서 조합과 갈등을 빚다 시공사 계약이 해지된 이후 지난달 15일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 

'결전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지난 25일 오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관이 차려진 부산진구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 현장은 그야말로 전운이 감돌았다. 정장을 입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어깨띠를 두른 남녀 홍보 직원들은 건물 복도 곳곳에 줄지어 서서 조합원들이 지나갈 때마다 각 사의 홍보관을 안내하기 위해 분주했다. 반면 상대 회사 직원과 마주칠 때는 치열한 신경전으로 다소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먼저 방문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RAEMIAN S-PALACE)' 홍보관은 회사가 강점으로 내세운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의 탄탄한 재무능력,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래미안'과 같이 고급스럽고 정제된 분위기를 갖춘 모습이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선 홍보관은 15분간의 홍보영상 관람과 조합원 설명회를 진행하는 공간과 '래미안 에스펠리스 부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형이 자리한 공간과 복도를 지나 마련된 상담실까지 총 3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삼성물산은 구조적 안정성 강화, 골조 내진 특등급 설계, 글로벌 건축설계사 모포시스 등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으로 설계되는 외관, 래미안 대표 조경인 '네이처갤러리', 글로벌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넥스트홈' 등을 내세웠다. 

지난 25일 포스코이앤씨가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부산진구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에 마련한 홍보관 내부 모습. (사진=오세정 기자) 

부산 지역내 재개발 사업 수주와 국내 초고층 시공 실적에서 경쟁사보다 앞서는 포스코이앤씨는 파격적인 사업조건과 높은 신뢰도를 강점으로 꼽았다. 단지명을 '오티에르(HAUTERRE)'로 제안한 포스코이앤씨는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부산에 최초로 적용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의 친환경 기조에 맞춘 듯 숲속을 연상케하는 홍보관 입구를 지나쳐 내부에 들어서면 오티에르 모형을 중심으로 초고층 건물에 맞춰 강도와 기밀성, 단열성능 제고, 조망 확보를 위해 특수 설계된 '베카창호'와 고급 마감재를 강조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합원 프레젠테이션(PT) 공간과 뒤편에 상담실이 자리해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인테리어 특화, 맞춤형 평면 특화 제안, 베카창호로 조망 특화, 마감재나 주차공간의 확보 등과 함께 국내 초고층 시공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양사는 설계와 외관 디자인 등 기술 경쟁력과 함께 조합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특히 경쟁사가 내놓은 사업조건을 비교하면서 표심 잡기에 나선 모습인데 공사비와 금융비용, 사업비 지원 등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먼저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는 각각 1조3559억원(3.3㎡당 969만원), 1조3274억원(3.3㎡당 891만원)으로, 공사비용에서는 포스코가 285억원(3.3㎡당 78만원) 더 저렴하다. 반면 삼성물산은 공사기간을 포스코보다 2개월 단축한 63개월을 제시했고, 실착공일까지 반영되는 물가상승분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의 평균값이 아닌 두 가지 지수 중 더 낮은 지수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인허가 기간 단축을 위한 전략으로 삼성물산은 인허가 변경없는 설계를 제시한 한편, 포스코이앤씨는 2026년 2월 착공을 위해 원안 기준으로 관리처분인가를 취득한 뒤 이주와 철거 기간에 특화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받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삼성물산이 입찰 마감 당시 입찰제안서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사업일정을 명시하지 않은 만큼 향후 공사 지연 시 귀책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사업비와 금융비용과 관련, 삼성물산은 "한도없는 사업비와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조합원의 혜택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는 삼성물산이 업계 최고 신용등급 AA+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필수 사업비 전액 무이자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았다. 다만 이에 삼성물산 측은 "정비사업계약법에 따라 시공과 관련없는 금전 제공이 불가능한데 사업비 무이자 제공은 도정법을 어기는 행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 측은 이미 사업제안서와 계약서 등에 명문화해 문제가 없으며 공증 절차도 거쳤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삼성물산이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기 위해 부산진구의 아파트 상가 지하 1층에 마련한 홍보관 내부 모습. (사진=오세정 기자) 

이처럼 갑론을박이 벌어진 가운데 이번 수주전에서는 매표 의혹까지 제기됐다. 특히 삼성물산 측은 자사 정규직 임직원들이 직접 홍보관을 통해서만 설명하는 등 '클린수주' 방침을 고수해 왔다면서 OS(홍보업체)의 개별 홍보 문화와 영업 관행을 꼬집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클린수주 실현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홍보관을 통해서만 사업조건을 설명하는 등 조합원과의 일체 개별 접촉없이 사업성과 조건, 브랜드만을 놓고 경쟁한다"면서 "경쟁사의 경우 OS를 통한 외부접촉이나 영업이 빈번하고 최근에 '돈 봉투'가 오고 가는 등 매표 행위도 벌어진다는 보도까지 나왔는데 '우리만 클린수주하면 뭐하나'라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우리만 OS 직원을 쓰는 것이 아니다, 최근 금품‧향응 제공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전혀 있지도 않은 일로, 관련 보도와 주장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면서 "조합원 사이에서는 조합을 사칭해 특정 건설사의 지지를 호소하는 출처 불분명의 문자가 전송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와 조합 측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사간 수주전이 혼탁해진 가운데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정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주경쟁 열기도 식는 분위기지만 반대로 주요 입지에 사업성이 큰 곳의 경우 건설사들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필쳐지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과열 경쟁으로 건설사 양측이 출혈이 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저탄소/기후변화
전국/지역경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