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콘텐츠 자회사 부진···체질 개선·AI로 반등 기회 모색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내달 8일과 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양사가 다소 엇갈린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가 광고·커머스 부문 매출을 회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카카오는 경영 쇄신 기조와 주요 콘텐츠 자회사의 부진으로 쓴물을 삼킬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935억원, 매출은 2조66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대비 영업익은 약 29.8%, 매출은 8.9% 증가한 수치로, 실제 네이버의 실적이 증권가 전망치에 부합할 경우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익 모두 분디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네이버의 이같은 성장은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진출과 부진한 광고 업황에도 불구하고 홈피드 개편,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서비스 등을 통해 광고 및 커머스 매출을 회복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DA(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에서 앱 개편을 통한 광고 지면 증가와 타겟팅 고도화를 통한 광고 단가 개선으로 매출 반등세가 가속화, 전체 서치플랫폼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커머스 부문은 라이브 커머스 성장과 AI 브랜드 솔루션 서비스 등 유료 서비스를 통해 매출 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홈피드 개편 등 광고 사업의 턴어라운드와 커머스 사업의 안정적 성장,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영업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서치플랫폼은 첫화면 개편과 숏폼 콘텐츠인 '클립'의 성장으로 광고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커머스는 오픈마켓 업체들의 경쟁력 상실에도 거래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매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3분기 예상 영업익이 1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 감소, 예상 매출액 역시 2조311억원으로 같은 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인한 김범수 창업자의 구속으로 경영 쇄신에 돌입하며 사업 동력이 축소된 가운데, 스토리·게임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부진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류 연구원은 "메시지 광고와 택시·주차 서비스의 견인으로 플랫폼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스토리 부문에서 웹툰 시장의 경쟁 심화가 지속되고, 게임의 신작 부재 등 주요 콘텐츠 자회사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업인 카카오톡 광고에서도 DA 지면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카카오는 비 주력 사업 정리를 통한 경영 효율화와 신규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8월 헤어·골프·NFT(대체 불가 토큰) 등 비 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이달 자회사 다음글로벌홀딩스를 합병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그룹 대화의 맥락까지 이해하는 새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AI 서비스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서비스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수익 창출 방법이 공개되지 않았고, 기존 카카오톡 이용자를 온전히 흡수하기에는 차별화가 부족한 만큼 향후 유의미한 성장을 이끌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톡과 AI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으나, 실제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 만한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과거 카카오페이, 카카오 택시 등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했던 것처럼 이용자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 출시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