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 일문문답<전문>
이성태 한은 총재 일문문답<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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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 인하여부 배경과 향후 통화신용정책등에 대해 일문일답을 주고받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문답.


-- 추가 금리인하 여지는 있는가.

▲ 작년 10월 이후 금리조정이 비교적 짧은 기간이 이뤄졌고 이제는 2%로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가조정 여부는 정책금리의 조정이 금융시장에 어떻게 반영이 되느냐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 금리조정 여부는 여전히 열려 있지만 금융시장에 어떻게 파급되는지와 그 속도를 봐가면서 조정을 검토할 것이다.


-- 금리정책 외 고려하는 다른 통화정책은.

▲ 금융시장이 가격에 따라 잘 작동되지 않을 때는 다른 양적인 수단들도 동원해서 쓰고 있다.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왔기에 앞으로 필요하면 통화정책에 기준금리 조정뿐 아니라 양적인 자금공급 등 여러 가지가 동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어디냐는 그때그때 금융시장 상황과 수요에 따라 판단이 되어야 한다.


-- 유동성 함정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 아주 제한된 지역에서 부동산시장 흐름이 약간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쪽에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이 자산 쪽에 어떤 불안이나 문제를 일으킬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경제상황과 유동성 흐름 등으로 봐서는 아직 유동성 함정을 크게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워낙 금리가 빨리 내려갔고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실물 쪽이나 금융 쪽에 나타나는 징후들을 아주 관심을 두고 세밀하게 살펴볼 필요는 있다.


-- 올해 성장률 전망은.

▲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작년 4분기 경제활동 수준이 워낙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은이 숫자를 공식적으로 공표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고 있으며 당초 계획대로 4월에는 숫자를 한 번 발표할 생각이다.

-- 정부의 성장 전망치 `-2%'에 대한 견해는.

▲ 예전처럼 경제개발 계획을 만들어 정책수단을 집중하는 경제운용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경제전망을 목표로 생각하는 것은 그렇게 이롭지 않다고 본다. `-2%'가 달성 가능한지 아닌지의 관점에서는 보고 싶지 않다. 근래 와서 올해 경제전망이 플러스는 거의 없고 마이너스 쪽인데 마이너스 1%냐 2%냐 그 숫자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 한은의 설립목적에 금융시장 안정을 추가하는 한은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 현재의 한은법은 1997년에 크게 개정되어 10년 이상 운용해왔는데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중앙은행이 통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다보니까 중앙은행 제도를 개선.보완해야겠다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가 오기 이전에도 여러 가지 기회를 통해 97년에 만들어진 법체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를 간간이 해왔다. 마침 이번 금융위기가 수습되는 상황에 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은법 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제기된 문제마다 일일이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부분적인 손질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정부가 국채 직매입 요청을 하면 응할 용의는.

▲ 공공부문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고 우리도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 국가 경제를 잘 끌고 가기 위해 금융 부문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 중앙은행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면 중앙은행이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게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를 미리 가정해서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단기부동화 현상에 대한 해소책

▲ 단기간에 금리가 급속하게 내려가고 실물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금융중개기관이나 규모가 큰 자산운용기관들이 일시적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한쪽으로는 시간을 줄 필요도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을 완화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앞으로 단기부동화가 장기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 경제회복 시점은 언제로 보나.

▲ 현재 금융과 실물이 영향을 주고받는 상황이고 전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연결돼 있어 확실하게 얘기를 드리기는 어렵다. 수출 의존이 높고 일부 업종 또는 제품에 집중돼 있기에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려운 것은 객관적으로 사실이다. 작년 4분기의 경제가 예측과 너무 다르게 전개됐기에 지금 시점에서는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원유 가격이 떨어진 것은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환율이 올라 우리 경제에 상당히 큰 어려움을 준 측면도 있지만 해외로 나갔던 수요를 국내로 되돌리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도 각종 파생금융상품에 덜 노출돼 피해가 적다. 실물이 주저앉으면서 제대로 금융이자를 못 내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미국이나 영국처럼 금융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매입 가능성은.

▲ 하나의 가능성으로 내부적으로 검토는 해보긴 하지만 당장 기업어음을 매입할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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