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블루오션?…스팩붐에 기대ㆍ우려 교차
새 블루오션?…스팩붐에 기대ㆍ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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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과열ㆍ난립으로 후발 주자 소외 전망도

스팩(SPAC)이 과연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 설립과 증시 상장이 최근 줄을 이으며 스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비상장 우량기업을 발굴해 합병을 통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와 더불어 투기적 매매에 따른 과열이나 무분별한 설립 붐에 따른 수급 악화 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스팩'…상장 러시
스팩은 공모(IPO)를 통해 인수합병(M&A) 자금을 마련해 한국거래소에 상장되고 상장 후 3년 내 다른 기업(비상장기업, 신성장기업 등)을 합병해 투자수익을 챙기는 서류상 회사다.

스팩이 우량기업과 합병에 성공할 경우 대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스팩 설립과 증시 상장이 줄을 잇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대우증권스팩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데 이어 12일에는 미래에셋스팩1호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또 오는 19일과 25일에는 현대PwC드림투게더스팩과 동양밸류오션스팩이 각각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4~5월에도 스팩 상장 일정이 집중돼 있다.

신한제1호스팩과 교보-KTB스팩이 4월 중에, D-ONE스팩(대신증권)과 히든챔피언제1호스팩(메리츠증권.삼성증권), 하나그린스팩(하나대투증권) 등은 5월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밖에 신영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4~5월에 스팩을 상장할 예정이고, 삼성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스팩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팩이 M&A에 성공할 경우 스팩 인수가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만큼 상당수 다른 증권사들도 스팩 설립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과열속 차별화 및 수급 악화 우려도
그러나 스팩이 난립하면서 스팩 간에 '과열'과 '관심부족'이라는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스팩1호는 부족한 유통 물량에 투기성 매매가 겹치면서 상장 이후 17일까지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17일 "최근 상장된 일부 스팩이 과열 양상을 보임에 따라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경보조치와 조회공시 요구 등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우증권스팩은 17일 현재 상장 첫날인 3일 시초가 3천705원보다 오히려 3.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스팩은 설립 목적인 M&A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미래에셋스팩1호의 강세는 투기적 매매 성격이 짙고, 오히려 대우증권스팩이 정상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설립과 상장이 늦을수록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상장 1,2호인 대우증권스팩과 미래에셋스팩1호는 각각 86.9대 1과 163.6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청약 증거금도 각각 1조4천억원과 8천184억원이 몰렸다.

이에 비해 11일 공모청약을 마감한 현대PwC드림투게더스팩의 경쟁률은 2대 1을 기록해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스팩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별화가 상장을 앞둔 후발 스팩 간에도 충분히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스팩이 M&A에 나설 기업이 대체로 신상장동력이나 녹색성장 등으로 차별성이 없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올 상반기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할 경우 이런 우려는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4~5월 대거 스팩 상장을 앞둔 가운데 5월 중순께 공모 규모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이는 삼성생명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수급 부족으로 스팩에 대량 실권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손미지 연구원은 "일부 스팩을 중심으로 한 과열현상과 후발 주자에 대한 관심부족 모두 충분히 일리가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스팩이 성과를 내려면 적어도 1년은 걸리는 만큼 단타 매매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스팩 경영진 능력에 대한 꼼꼼한 검토를 통해 유망한 스팩을 골라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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