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금리 인상 시동 건 옐런…"연초대비 완만한 强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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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1130원선 열려…9월 FOMC까지 상승기조
급락장 대기매물·유동성 분위기가 상단 제약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인상 시사와 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따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120원선을 회복했다. 옐런이 '9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환율시장은 당장 이번 주말 확인될 고용지표 등을 반영하면서 상승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달러화 강세화 국면은 연초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제와 함께 최근의 원화 가치 재평가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완만하게 이끌 것이란 기대에서다. 단기적으로는 114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 시마다 대기매물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3원 오른 1126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11.3원 내린 1125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1110~1120원선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모색하던 원·달러 환율은 옐런 의장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하루새 10원 이상 올라 1120원 중반선에 안착했다.

옐런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최근 수개월 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나올 경기 지표들이 연준의 전망에 얼마나 확신을 주느냐에 따라 (금리인상 시점이)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옐런 발언에 대해 "9월 금리 인상과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에 모두 그렇다고 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9월 인상 경계감을 키웠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옐런 발언은 당장 9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기보다는 9월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통해 점진적 금리 인상 재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동안 시장이 9월 인상을 배제해왔던 만큼 반대 급부로 가격 변수가 조정을 받고, 원·달러 환율도 단기 급등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옐런 발언 자체는 중립적이었지만, 피셔 부의장이 2번 인상도 가능하다며 해석을 덧붙이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며 "서울 장중에는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았고, 대기하고 있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출회되면서 움직임 자체는 무거웠다"고 분석했다.

일단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이 되살아난 만큼 향후 원·달러 환율도 주요 지표 결과를 확인하면서 상승 압력을 반영할 전망이다. 당장 이날 밤 발표될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와 함께 다음달 2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 결과 확인이 9월 인상 여부 결정에 주효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은 결국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9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열어둔 것"이라며 "이번주 발표될 고용지표의 개선 유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관망심리가 유지하면서 1130원 중반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어 그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대기 물량이 쌓인 만큼 1130원 중후반으로 올라가더라도 (물량이 나와) 상단이 가로막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9월 FOMC, 중장기적으로는 12월 FOMC까지 원·달러 환율이 반등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8월 고용지표가 크게 부진하지 않은 한 9월 회의 내용을 확인할 때까지는 미 금리 인상 관련 경계감이 유지될 것"이라며 "주중 1115~1135원 사이에서의 레벨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달 말 FOMC까지는 1140원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일단 미 금리 인상 경계감 재개는 원·달러 환율을 1140원선까지 금새 끌어올리겠으나, 연초와 같은 '강달러' 쏠림으로 전개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고, 최근 급락 과정에서 쌓인 대기 매물이 많다는 점, 향후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과열 양상을 되돌리는 수준에서 투자 심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 등이 그 근거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만 외국인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을 200억달러 넘게 순매수했다"며 "상반기 평균 환율이 1180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시마다 정리해야할 대기 매물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급락 과정에서 쌓인 수출업체 대기 매물도 상당량 있는 만큼 9월 FOMC까지는 경계감을 유지하면서 주중 1115~1135원선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보형 팀장은 "12월까지는 금리 인상 이슈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면서 달러화가 완만한 반등을 이룰 것"이라며 "미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의 회복을 반증하는 것인 만큼 최근의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공세적으로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원화 자체의 기초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고 국내 외환수급도 나쁘지 않은 만큼 최근 급락에 대한 되돌림을 겪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연말 115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시장의 예상을 깨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1200원선에 근접하는 급등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하건형 연구원은 "시장이 9월 인상 시나리오에 대한 가격 반영을 하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시장 불안으로 1200원선까지 튈 가능성도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1180원선까지만 올라가더라도 상단이 막히면서 곧바로 레벨을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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