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물량에 청약률 작년대비 늘어···서울·충북·대전은 전국 평균 상회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올해 13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의 아파트가 공급된 가운데 청약시장에서는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는 아파트 23만1549가구가 공급됐다. 2010년 17만2670가구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공급 물량은 7만4723가구로, 작년 동기(16만5436가구)의 45% 수준에 그쳤다.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흐름 악화와 원자잿값 및 인건비 인상 등에 따라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룬 영향이다.
반면 3분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4분기에만 연간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이처럼 적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평균 청약경쟁률은 상승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2.3대 1로, 작년(7.5대 1) 대비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양극화가 심화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역은 서울(59.5대 1), 충북(37.2대 1), 대전(33.7대 1) 등 3곳으로, 작년(8곳)보다 크게 줄었다. 대구(0.1대 1), 제주(0.3대 1), 울산(0.5대 1) 등 청약경쟁률이 1대 1에도 못미친 미달 지역은 작년보다 1곳 늘었다.
이는 규제지역 추첨제 확대와 1·3 대책 영향으로 강남 3구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금융, 세금, 청약제도 등의 기준 완화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LTV 0%→30%)과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12억원 한도) 등이 폐지됨에 따라 청약 당첨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방에서도 충북, 대전 등은 산업단지 인접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청약 온도 차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수록 청약 수요층의 가격 민감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내년도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 수요가 꾸준한 인기 지역은 서둘러 청약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단지별 분양가 적정성과 입지 및 상품의 특장점 유무에 따라 선별 청약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