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수 만큼 가상계좌로 수당 지급, "세무조사 꼼수?“
고용노동청,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
[서울파이낸스 전국부(부산) 이슈팀] 부산에 본사를 둔 트리콜모빌리티(구 삼주)가 연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올해로 20년 째 영업 중인 트리콜모빌리티는 부울경지역 최대 규모의 대리운전 업체다. 하지만 사세 확장 과정에서 거론된 여러가지 문제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일 서울파이낸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1년부터 근무한 전화 접수원 A씨가 지난해 6월 회사로부터 강제 퇴직을 당한데 이어 퇴직금까지 미지급이 되어 현재 회사와 소송 중이다.
A씨는 지난 2011년 2월 입사 이래 2018년 5월13일까지 정상적으로 4대사회보험 가입이 된 시간제 노동자였다. 하지만 2018년 5월 13일 이후 A씨는 외주업체 소속으로 소속이 변경됐고, 4대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용역으로 전환돼 건당 300원의 수수료를 보수로 받게 됐다.
이듬해 2019년 6월부터는 회사에서 경영상 필요에 의해 '총판대리점 체제'로 전환하면서 A씨를 개인사업자로 전환하게 한 후 용역계약서를 작성했고 직원 수 만큼 가상계좌를 만들어 각 수당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출금수수료까지 직원 부담으로 전가시켰다는 사실에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경영상 고용부담을 넘어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트리콜 대리운전의 전화접수 업무를 똑같이 하고 있었으나 노동자의 지위마저 뺏겼고 이후 2023년 6월 A씨는 회사로부터 강제 퇴직을 당했다. 회사와 업무시간을 조율하고, 회사의 공지를 공유하고 업무 팀장을 공유하고 있는 실질적 노동자인데, 트리콜 측에서는 개인사업자라며 퇴직금과 퇴직예고수당을 거부했다.
결국 A씨는 부산지방고용노동부부산동부지청 특별사업경찰관 근로감독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근로감독관은 "근로인의 소속 외주업체(대리기사 총판 사업자, 접수팀장 개인사업자)가 계속 변경됐으나, 사업장 소속 접수팀장 명의 사업자에 포함됐던 2019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계속근로기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면서 "퇴직금 금액은 1000여만원(1000만 5649원), 해고예고수당은 173만 1600원"이라고 계산했다.
A씨의 근로감독관 의견서는 작년 12월에 작성됐으나 트리콜 측은 현재까지 퇴직금과 해고예고수당을 지불하지 않았다.
이에 고용노동청은 지난 9월 사업장 관계자와 A씨 양측을 불러 조사한 후 사업장에게 "A씨에게 퇴직금 및 해고예고수당 등을 지불하라"고 결정 통보하고, 동시에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특히 고용노동청 조사과정에서 트리콜 측의 질 낮은 근무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는 약 80여 명의 재택 근무자들의 근태감독을 위해 '접수팀장'을 두고, 결근 시 벌금 3만원, 조퇴 3회시 벌금 2만원 등 임의로 처벌조항까지 만들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직장인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4대사회보험의 혜택은 고사하고, 자체 벌금까지 콜센터 직원들에게 지우면서 '직장 내 갑질' 논란도 일고 있다.
이번 A씨로 촉발된 퇴직금 미지급 논란까지 더해지며 향후 A씨와 유사한 콜센터 직원들의 퇴직금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리콜모빌리티는 최근 부산진구 부전동 소재 20층 신사옥 빌딩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A씨를 비롯한 A씨와 유사한 상황의 콜센터 직원들은 "신사옥을 쌓아 올린 것은 우리들의(콜센터 접수직원들의) 눈물로 쌓아올린 것은 아닌가?"라는 소리가 나오면서 향방에 지역민의 관심이 진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