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CEO 신년사 통해 '경영 효율화' 강조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건설 경기 불황이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건설업계의 주요 경영 화두는 역시 '위기 관리'다. 올해도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재무 안정성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영 효율화 및 신사업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0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가 발표한 2024년 4분기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주택시장은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과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 역시 전년 대비 1.2% 감소해 300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보이며, 전반적인 업황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10대 건설사 CEO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영 효율화'와 '내실 강화'를 강조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불황에 대비하겠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 롯데건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설사가 새 수장을 맞이하면서, 이들은 취임과 동시에 '재무 안정성 강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달 초 현대건설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한우 부사장은 "건설업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기업문화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주택 부문의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과 견고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다수의 성공 경험을 축적한 준설‧항만 등 핵심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하고 LNG 등 경쟁이 적은 사업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도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철저한 수행 관리와 재무 안전성 확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며 "불필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비용은 최대한 줄이자"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올해 경영 방침으로 △안전 최우선 △내실 경영 집중 △소통·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올 한 해는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우리 회사는 왜?'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시간으로, 그 답과 실행 가능한 풀이 방법을 하나씩 찾아내 궁극적으로 '지속 성장 토대'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은 기존의 관습과 관행에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소신 있는 소통'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수익성을 강조하며 "모든 사업 추진은 현금 흐름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신규 수주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물론, 미착사업 및 진행사업에 투자된 자금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투자는 과감히 중단하고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건설업의 기본인 안전과 품질을 더욱 강화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영 방침으로는 △기반 사업 강화 △‘자이(xi)’ 브랜드 리브랜딩 △미래지향적 신규 사업 발굴 △디지털 마인드셋 내재화를 제시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재무 건전성과 미래 신사업 육성을 강조하며, "생존 수단이자 경쟁력의 원천인 현금 관리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 분야를 주도할 기술 인재를 확보하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 및 2차 전지 수주 축소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혼신의 힘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는 "경영 효율과 체질 개선 실천"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부서와 현장 단위의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장동현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은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 구조를 완성하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닦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