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업황 부진을 겪는 현대제철이 파업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해를 넘기면서까지 장기화되자 파업의 전운마저 감돈다.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16일 14차 교섭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진행된 13차 교섭에서 사 측은 경영 위기로 인해 사실상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한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조는 이에 강경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노조는 임금 정기인상 7만1046원, 정기승호 2만8954원을 포함한 총 10만원 인상, 2024년과 2025년 성과급 통합해 2025년 단체교섭 시 논의 후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제시안은 전해 받았다. 노조 측은 사실상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제시안에 "논의할 가치가 없다"라며 강경히 대응하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은 글로벌 수요 침체, 중국산 저가 수입재의 유입 증가 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간 매출 23조5608억원, 영업이익 33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08%, 57.67% 감소한 수치다.
노조는 "그동안에도 회사가 어려웠던 적은 있지만 성과금이 지급되지 않았던 적은 없다"며 "또 근래 몇 년간 시황이 좋았던 때 벌어놨던 돈은 어디 갔으며 한 해 악화된 이유로 성과급을 아예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측은 현재 제시안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으로 성실히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양측은 현재 임단협 타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사는 특히 성과급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가온데 노조는 오는 16일 합리적인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들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만 사측 입장에서는 시황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제 파업까지 이어진다면 생산 차질로 인해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